50회 '저축의 날'의 맞아 대한민국 9명의 저축왕(王)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톱스타 현빈 씨와 야구선수 이대호 씨 등 유명 인사들을 비롯해 농사와 노점상을 운영하며 어렵게 저축을 해온 평범한 시민들이 모여 자리를 빛냈다.
'저축의 날'은 근대화를 앞두고 경제개발계획 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국민의 저축 의식을 높이기 위해 지난 1964년 지정, 5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29일 열린 '저축의 날' 기념행사에서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하나하나 저축으로 모인 자금이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 부흥의 주춧돌이 됐다. 작고 가난했던 나라를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키워내는 데 저축이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저축이 목돈 마련과 경제개발에 필요한 재원 조달의 의미를 가졌다면,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는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국민들의 노후 소득과 건강 보장을 위해 다양한 연금저축상품을 개발하고, 금융회사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훈장을 받은 오춘길(69세) 현대정밀 대표는 지난 34년 동안 저축을 하면서 복지재단이나 장학재단에 2억5000만원을 기부해 화제가 됐다.
광주의 한 시장에서 채소를 팔며 16년 동안 저축한 김남심(53세)씨는 적은 돈을 벌면서도 수입의 절반을 저축해 상을 받게 됐다.
충남 서천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김완순(59세)씨도 힘든 농사일을 하면서 저소득층 독거노인들을 위해 중식을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해왔다.
장애를 딛고 식당 종업원에서 사장이 된 정종길(50세)씨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달 장애인들을 돕는 봉사활동을 해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줬다.
가명 현빈으로 더 유명한 배우 김태평(31세)씨는 지난해 겨울 해병대 제대 이후 모범적인 병역의무를 이행한 남자 배우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17년 동안 35억300만원을 저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프로야구팀 오릭스에서 맹활약 중인 이대호(31세) 선수는 6년 동안 30억원을 저축하며 저축왕이 됐다.
이밖에 코미디언 김혜영씨, 배우 한혜진씨, 아이돌스타 구하라씨도 저축왕의 영예를 안았다.
한편 우리나라 저축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내부적으로는 저축은행 후(後)순위채권, 동양그룹 기업어음 등 불완전판매가 반복되며 투자자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있다.
신제윤 위원장은 "금융은 신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고 제대로 된 규율과 체계에서만 꽃피울 수 있다. 금융권은 그동안의 영업 관행에서 탈피해 소비자 입장에서 접근하는 자세를 확립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