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발언했던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에서 집중 추궁을 당하는 등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민주당 홍종학 의원은 3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종합국정감사에 참석해 "정부가 야당과 현 정부의 입장을 조정하기는 커녕 오히려 국회를 겁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현 부총리가 국회에 대해 평가한 것을 이 자리에서 해명해달라"고 요구했다.
현 부총리는 "국회를 폄하하거나 국회가 입법권을 소홀히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국회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여러 기자들이 보도를 했다"고 다그치자 현 부총리는 "그렇게 표현한 적 없다. 정책 당국자로서 정책효과를 기대하는 입장에서 국회를 포함해 같이 노력해달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홍 의원은 "현 부총리가 세법개정안을 발표할 때 야당에 한 번이라도 설명을 한 적이 있냐. 경제 법안이 국회에 100여건이 계류됐는데도 의원들이 무책임하게 (처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부총리가 설명을 했었냐"라고 따졌다.
현 부총리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주택정책과 추경할 때 설명드렸다"고 답했고 홍 의원은 "경제법안을 얘기하는 것이다. 야당 국회의원과 만나는 일은 차관의 일이라는 것이냐. 그러고는 뒤에서 국회가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는 놀라운 얘기를 하는 것이냐"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은 "현 부총리가 국회가 뭐하는 곳인지 모르는 것 같은데, 국회는 뭐하는 곳이냐면 행정부의 독주를 막는 곳"이라며 "지금 국감을 하느라 법안심사를 할 수 없다. 국회 일정을 아시는 분이 국회를 모욕하면 우리가 좋겠냐"고 힘을 보탰다.
이밖에 부가세 인상과 법인세율 단일화 등의 내용을 담은 한국조세정책연구원의 보고서를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연구한 것과 관련, 홍 의원은 "국가기관이 재벌 연구원과 공동으로 연구해서 기재부, 조세연구원 이름으로 문서를 발간하는 것이 타당하냐"고 따져 물었다.
홍 의원은 "재벌이 원하는 것이 법인세율 단일화인데 현 부총리가 재벌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지적했고 현 부총리는 "재벌에 의해 법인세율 단일화를 주장한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