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방송 장악 이은 포털 장악…신 보도지침"…인터넷 매체도 타격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 대한 뉴스편집 기준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기자 수나 기사 수와 같은 지표를 기준으로 삼아야한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뉴스 공급 방식 기준에 관여하는 것을 두고 '포털 길들이기'라는 지적에서부터 기자 수나 기사 수에서 상대적으로 주류 매체에 밀리는 인터넷 매체에 대한 '진입장벽 높이기'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IT전문 매체인 아이뉴스 24에 따르면, 새누리당 관계자는 "네이버의 자체 원칙은 주관적인 기준이 많이 들어가 있다"며 구글의 기계적 알고리즘을 적용해야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네이버의 뉴스 편집 원칙은 ▲다양한 정보의 신속하고 정확한 전달, ▲균형 잡힌 편집으로 정치적 중립 ▲사회적 공익가치 존중 ▲이용자와 양방향 소통 구현(정정·반론·추후보도 기사 모음) ▲개인의 인격권 보호 등 5가지다.
구글은 기사 생산량, 기사의 길이, 보도범위, 속보 기사 출처, 여론조사에 의한 뉴스·언론사 신뢰도, 방문자 수와 트래픽, 기자 수, 사무실 수, 보도 대상의 실명성, 보도범위 크기, 글로벌 도달율, 뉴스기사 양식 등 13가지 편집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특허를 냈다.
□ 與, 포털·인터넷 매체에 대한 강한 거부감 투영한 기준(?) = 하지만 새누리당이 강조한 구글의 '기자 수와 기사 수' 편집 기준은 주류 언론사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주는 '포털 장악 시나리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기준이 현재 당론은 아니라 해도 실제 새누리당은 포털사이트에 뉴스를 공급하는 인터넷 매체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정부여당의 정서를 반영된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지난 대선 직전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은 이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조중동(조선·중앙·동아 등 보수 신문)을 모바일 네이버 뉴스에 넣어줘야 하는데 모바일 네이버 뉴스에는 안 들어가 있다. 그러니 맨 겉에 뜨는 게 삐딱한 게 많이 뜬다. 조중동 내용을 집어넣어야 하는데 마이너들이 채우고"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난 8월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폭로했다.
지난 4월 바뀐 네이버의 각 신문 뉴스를 같은 비중으로 나열하는 뉴스스탠드 방식에 대한 조중동 등 보수언론의 집중 비판과 새누리당의 네이버규제법 테스크포스팀 구성도 '포털 장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새누리당의 포털 규제에 대해 지난 14일 미래창조과학부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나치다"며 "언론장악 의도"라고 지적한 바 있다.
□ 野 "조중동에 유리한 기준…'인터넷 언론 장악'" =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포탈 규제를 통해 인터넷 매체까지 자연스럽게 '장악'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이다.
민주당 허영일 부대변인은 31일 논평을 통해 "네이버의 뉴스 편집 기준에 언론사의 기자 수와 기사 수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언론 환경을 조성하려고 하고 있다"며 "권위주의 독재 시대에나 있을 법한 언론 통제이고 박근혜표 신 보도지침"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기관을 동원한 '댓글'도 모자라 이제는 포털 사이트의 뉴스 편집까지 관여하겠다는 것은 새누리당이 지속적으로 '언론 통제'와 '여론 조작'을 일상화하겠다는 것이고 '통치'와 '선거'에 이용하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의 한 야당 관계자는 이날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조중동 같은 거대언론을 위한 기준 아니냐"며 "이건 노골적으로 포털을 규제하고 나아가 인터넷 매체에도 영향을 주겠다는 거밖에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만약 이 기준을 가시화할 경우 온라인 매체나 군소 매체에 큰 피해가 갈 게 분명하다"며 "디지털 공론장을 억압적인 규제로 재단하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MB정부에서 MBC, YTN에 낙하산 사장을 앉혀 방송 장악을 한 그 연장선상"이라며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까지 장악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미방위 관계자는 "그런 기준에 대해 당 차원에서 논의를 한 바 없다"고 일축하면서도 "네이버의 독점은 그동안 문제 제기가 됐던 것들이기 때문에 무작정 길들이기라고만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