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0일 대장정 종료, 마지막까지 증세 '화두'

1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를 마지막으로 20일 동안의 대장정에 마침표가 찍혔다. 20일 동안 진행된 감사에서는 부가가치세와 주류세, 담배세 인상, 법인세율 단일화가 뜨거운 감자였고 마지막 국감에서도 역시 '증세'가 최고의 논란거리였다.

다만 전날 열린 종합감사에서는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부가세율 인상 논의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면 이날 국감에서는 증세 논란을 비과세·감면 축소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여당 의원들의 발언이 주를 이뤘다.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재정수요를 확대하고 증세 압박이 있는 상황에선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감면 혜택을 좀 줄여도 된다. 비과세·감면을 하는 것만큼 효용이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며 "5년 전 법인세가 인하됐으니 대기업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정부는 농어촌 등을 중심으로 비과세·감면 혜택을 줄인다고 한다"며 "삼성전자는 지난해 29조원의 당기 순이익을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과세·감면 혜택 축소는 제고할만하다. 임시투자세액공제 등을 중심으로 축소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는 "비과세·감면과 관련해선 이번 세법개정안에 대기업보다 중소기업과 농어민이 비세·감면 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정부가 야당을 향해 공격을 받을만한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질타, 논란에 대해 교통정리를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나 의원은 "현 정부가 고소득자에 대한 비과세·감면은 축소하고 대기업의 최저한세율은 14%에서 16% 인상했다"며 "간접증세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자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증세 방향인데 증세가 없다고 하니까 야당의 공격을 받는 것이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법인세율 단일화를 지향해야 한다는 현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선 "이 말은 안했으면 좋겠다. 이것은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부가세율 인상도 국민적인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문재인-현오석, '포용적 성장' 두고 '2차전' 

지난 17일 기재부 국감에서 포용적 성장을 두고 설전을 벌였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현 부총리가 마지막 종합감사에서 2차전을 벌였다.

문 의원이 지난 국감에 이어 이날 국감에서도 MB정부의 과오를 인정하라고 현 부총리에게 끈질기게 요구했지만 현 부총리는 정면으로 맞서며 뜻을 꺾지 않았다.

문 의원은 "정부가 말하는 포용적 성장이 진정성이 있다면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관한 근본적인 반성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데 현 부총리가 그런 인식이 부족하다"며 "포용적 성장이란 말도 경제민주화라는 말처럼 진정성 없이 세계 추세가 그러니까 추세에 따라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것 아니냐"라고 따졌다.

현 부총리는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은 뒤 "지난 정부의 공과가 여러가지 있겠지만 지난 정부도 양극화 문제를 지적하고 (그것을 해소하려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려 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 의원은 "그런 두루뭉수리한 인식을 가지고 포용적 성장이 되겠냐.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지나친 수출 의존 구조를 벗어나서 내수를 살려야 한다"고 요구했고 현 부총리는 "내수와 수출이 쌍끌이 형태로 같이 이뤄져야지 (경제가) 지속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국회 탓' 발언, 곤혹스런 현오석…부동산 정책 지적도

국회가 경제 관련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을 비판하며 "국회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발언한 현 부총리가 마지막 국감에서도 야당의원들에게 집중포화를 당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가을 농사가 잘 안 됐다고, 소출이 안 늘어났다고 자기 밭을 탓해선 안 된다는 말이 있는데, 경제동력이 살아나지 않는다고 해서 국회와 야당을 탓하면 안 된다"며 "국회 일정상 12월20일까지 다른 법안을 심사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국감 일정과 대정부 질문 일정, 결산안 처리 등의 일정을 상세히 거론하며 현 부총리가 기본적인 국회 일정을 모른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같은 당 최재성 의원은 경제관련 법안 102개를 거론하며 "법안을 다 살펴보니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해 처리가 불가능한 것이 42개다. 이것은 지난 6월 이후에 제출한 것이다. 심지어 부동산 대책 중 취득세 인하법은 정부입법안조차 상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법개정안 발표 이후 정부가 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넘기기까지 53일 이 걸렸다"며 "그런데 현 부총리가 국회를 질타한 발언은 이 법안을 제출한지 23일만"이라고 문제를 삼았다.

현 부총리는 "책임을 국회로 넘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책당국자로서 정책 입법화가 조속히 됐으면 하는 희망과 어떤 의미에서는 국회 입법의 중요성을 부탁하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밖에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주택매매 활성화를 부동산 정책의 주 기조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전월세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정부의 방침이 효과가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현 부총리는 "주택(부동산) 문제는 매매와 전세 정책을 함께 해야 한다. 종합적인 대책으로 풀어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