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첫 평가무대였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가 1일 마무리됐다. 마지막 종합감사였던 이날 국감에서는 그동안 줄기차게 지적됐던 경제파탄, 증세 등에 대한 거센 질타보다는 비교적 '톤 다운'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 정부를 향해 거친 돌직구(?)를 날렸던 한 의원은 본의가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히며 정부에 대한 감사는 미뤄둔 채 국감 기간 동안 느낀 감상문을 읽기도 했다.
한 의원은 준비한 동영상이 소리가 나지 않은 해프닝을 겪어 당황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웃음기없이 내내 긴장했던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이 상황을 보고 파안대소를 하면서 긴장됐던 분위기를 한껏 누그러뜨리기도 했다.
□ "공기업 성과급 파티…나라 망하게 만들만한 중대범죄"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이 공기업의 평가는 하락하는 데 반해 성과급은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 발언이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경영은 떨어지면서 내부적으로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나라를 망하게 만들 만한 중대범죄를 저지르고, 도덕적인 양심이 털끝만이라도 있다면 할 수 있겠느냐"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 "기재부는 모든 부처의 왕중의 왕, 갑중의 갑"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기획재정부가 다른 부처들과 협업해서 국민들에게 정부정책을 설득해야 시켜야한다며 꺼낸 말이다. 기재부가 정부정책을 만들어내는 만큼 막강한 파워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정부가 제출한 법안들이 논리적으로 국민들에게 설득이 안 되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 "국민연금 고갈 돼도 가입자에게 지급할거냐"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이 "국민연금이 고갈 돼도 가입자에게 지급할거냐"고 현오석 경제부총리에게 물었다. 이에 현 부총리는 "법령에 따라 이행을 해야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국민연금에 관한 지급 보장문제는 정책적인 문제와 법적인 문제가 있다"며 "정책적인 면에서는 정부는 당연히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 부총리를 웃게 만든 국회의원의 쇼맨십?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현 정부 부동산정책을 비난하는 시사프로그램 일부를 부총리에게 보여주겠다며 동영상을 재생시켰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자,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자신의 얼굴을 문서로 가리며 웃었다. 곳곳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오디오 안 되는거 아니냐"며 숙덕거리자, 조 의원도 민망했던지 동영상의 내용을 말로 설명하겠다며 질의를 이어가기도.
□ "고장 난 시계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부서진 시계라 보고 다시 점검해달라"
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정부에서 내세우고 있는 포용적 성장이 정부정책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의원은 "포용적 성장, 창고경제 다 좋다. 하지만 기술간의 융합이나 정보, 문화, 경제 융합으로 그치면 안 된다"며 "사회적 융합, 계층·계급별 융합이 안 되면 포용적 성장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 "기재부에서 야당 탄압하는 거 아니냐"
민주당 김현미 의원이 여당 의원들에게만 자료제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한 발언이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 불합리한 사례를 모아달라고 하니(야당 의원들에게는 주지 않고) 여당의원들에게는 이만큼 모아줬다"며 "기재부에서 야당 탄압하는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