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석채 KT회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수일 전까지만해도 "우리는 1급수에 사는 물고기"라며 비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취해 온 이 회장이지만 검찰의 사옥 및 임원자택 동시 압수수색 상황을 접하고는 사의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3일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직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솔로몬왕 앞의 어머니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다"고 사의 표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후임 CEO가 결정될때까지 남은 과제를 처리하고 후임 CEO가 새로운 환경에서 KT를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다면 본인 연봉도 숨김없이 공개할 것"이라고 말해 검찰의 강도 높은 압박에 대한 부담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최근 검찰은 이 회장의 배임 의혹 등에 대한 참여연대의 고발과 관련해 지난 22일과 31일 2차례에 걸쳐 이 회장 자택 및 임직원 자택, KT 사옥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했다.
지난 2월 참여연대는 KT가 스마트애드몰, OIC랭귀지비주얼, 사이버MBA 사업 등을 무리하게 추진, 수 백억원의 손해를 회사에 끼쳤다며 검찰에 이 회장을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 앞서 정치적인 배경도 이 회장의 사의 표명을 부채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초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부터 사퇴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최근에는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이 회장에게 직접 사퇴를 압박했고, 이 회장이 이에 완강한 거부의사를 밝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