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의 체납세금 징수실적이 3억4000만원에 불과한데도 국세청이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캠코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 11억38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예산요구의 전형.
예산정책처가 5일 발간한 '예산안 부처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은 캠코와 관련한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 5억원보다 127.6% 증가한 11억3800만원을 편성했다.
올해 처음 실시된 이 사업은 국세청이 캠코에 1억원 이하 체납액 징수업무를 위탁하고 실적이 발생하면 징수위탁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편성된 예산은 전부 캠코에 지급하는 수수료다.
문제는 수수료로 편성된 예산액에 비해 캠코의 징수실적이 초라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올해 8월까지 국세청이 캠코에 징수위탁 건수는 5만4330건이었으며 징수위탁 금액은 1조503억원이었다. 이 중 캠코가 징수한 금액은 고작 3억4000만원(0.03%)에 불과했으며 국세청이 지급해야 할 수수료는 2427만원이었다.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올해 편성된 5억원의 예산 중 상당부분이 불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세청은 내년도 예산에 11억3800만원을 요구한 것이다.
예정처 관계자는 "캠코는 체납자의 주소 확인이나 재산조사, 독촉 안내문 발송, 전화 연락 등 단순 업무만을 하고 있어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따라서 해당 예산의 조정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캠코의 징수실적이 낮은 것을 감안해 민간 추심기관에 징수업무를 위탁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었지만 국세청은 개인정보 유출 등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