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헌정사상 초유의 불행한 사태" 일제히 비판
여 일각, "헌재 결론 날 때까지 활동금지 가처분 신청 고려"
5일 국무회의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안이 상정, 심의·의결된 것과 관련해 야당은 일제히 "헌정사상 초유의 불행한 사태"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질서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환영해 현저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매우 유감"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대한민국의 국체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유지되어야 하고, 모든 정당의 목적과 활동도 그 범주 내에서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록 최근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 상황이 도래했지만 그동안 위대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극단적인 좌우 이념 대결을 넘어서서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룩했다"며 "또 이제는 극단적인 이념투쟁을 수용하고 녹여내서 선거를 통해 심판해 낼 수 있을 만큼 성숙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에 대한 위헌심판 청구도 민주주의의 성숙도, 국민들의 눈높이, 선거 제도의 올바른 작동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국무회의의 상정이나 처리 과정이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나치게 조급히 처리된 점 또한 되짚어볼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 역시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헌법에 보장된 정당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당 해산 청구는 통합진보당 문제를 뛰어넘어 민주주의 기본 질서에 대한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며 매우 신중하게 다뤄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당의 존재 유무는 선거를 통하여 국민의 정치적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국민의 정치적 선택에 심대한 제약을 가하면서 국가와 정부가 나서서 특정 정당의 해산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그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온 국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헌재를 향해 "재판관들의 책임 있는 역사 의식과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헌법 정신에 근거해 현명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심판 청구를 주장해온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법무부 등 정부 당국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향후 필요한 행정적인 절차를 밟아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헌재를 향해서는 "헌법과 원칙에 따라 청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신속한 결론을 내려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법 질서를 지켜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더 나아가 헌재의 결론이 날 때까지 통합진보당의 정당 활동지원마저 금지시켜야 한다면서 정당 활동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률적 고려를 주장했다.
황영철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헌재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통진당의 정당 활동은 계속된다. 11월 15일 국고에서 정당의 국고보조금이 6억 8400만원이 지급되는데 정당해산과 관련된 헌재 논의가 있어도 국민세금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률적으로 검토해서 국고보조금 지급과 정당 재산처리 문제, 비례대표 승계 문제 등 통진당의 정당 활동을 정지할 수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