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 조성된 거액의 비자금이 국내로 흘러들어온 정황이 포착돼 금융당국이 사태파악에 나섰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국민은행 외환자료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도쿄지점 직원들이 부당대출을 통해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발견, 관련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상시감시과정에서 외환자료에 문제점이 있기에 국민은행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마침 은행 측도 그보다 며칠 전부터 문제점을 인지하고 자체 점검에 들어갔던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외환관리와 관련된 서류들을 살펴보던 중 정체불명의 뭉칫돈이 발견됐고, 이 돈의 출처가 불법대출을 통해 얻은 수수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는 전언이다.
금감원은 이 중 20억원 이상이 국내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당시 경영진이였던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과의 연관성과 비자금 조성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한 계좌 추적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금감원 1개팀, 4명의 인력이 조사에 투입됐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당시 도쿄 지점장이었던 임원을 대기발령하고 검찰에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한 상태.
국민은행 도쿄지점은 지난 2008년부터 국내 기업 일본 현지법인에 1700억원을 부당 대출했다가 지난 8월 일본 금융감독청에 적발된 바 있다. 아울러 KB금융 경영진들이 수차례 도쿄를 방문한 뒤 지점장 승진 등의 인사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감원은 국민은행 외 다른 은행들의 해외점포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상시감시체계를 강화할 계획.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에 대한 상시감시 및 자체감시를 강화할 것"이라며 "자체점검 결과 추이를 보고 (해외점포 배임혐의에 대한) 추가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