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를 대가로 3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 대해 법원이 '징역 4년, 추징금 3억 1860만원, 프랭크 뮬러 시계 몰수'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2부(재판장 이정석 판사)는 15일 전 전 청장에 대한 선고에서 "국세청의 청장으로서 일선 세무공무원들에게 큰 실망과 자괴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줬으며 세무행정의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들에게도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이유에서 전 전 청장이 비록 CJ측으로부터 청탁을 받기는 했지만, 부정한 업무집행을 한 것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뇌물 중 일부는 국제회의 비용, 직원 격려비 등 공적용도로 사용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무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도덕성과 책임을 갖고 업무를 처리해야 함에도 CJ측으로부터 부정한 청탁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점, 3억이 넘는 거액으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은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전 전 청장이 국세청장에 내정된 후 정상곤 당시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3년 6월의 실형을 받고 복역했었다며 그러나 이번 사건이 지난번보다 결코 가볍지 않다며 중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 전 청장은 지난 10월 29일 재판부에 낸 반성문을 통해 '자신은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지만 아내와 두 아들이 만류했다'며 '둘째 아들의 혼사를 앞두고 이런 상황이 돼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내용을 전한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허병익 전 차장은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허 전 차장의 경우 비록 방조범에 해당하지만, 허 전 차장의 역할이 없었다면 이 사건은 성립하지 못할 것이라며 역할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