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둘째 주 금융권의 이목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으로 집중됐다.
이미 5개월째 동결기조를 이어오는 판국이었고, 자국통화강세와 물가하락 등 우리와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평가되는 유럽연합(EU)이 최근 금리를 낮췄기 때문에 같은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기업 임원들의 과도한 성과보수체계에 대한 제동을 걸며 주목을 받았다.
금융위원회는 연간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임원들의 연봉을 공개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내놓았고, 금융감독원은 불합리한 금융사 CEO들의 성과보수체계에 대한 시정에 나설 것을 밝혔다.
■ 만장일치 깨진 전문가 금리전망…이유는? = 지난 14일 금통위는 11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결정하며 6개월 연속 동결기조를 유지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앞두고 시장에서 금리를 움직일 특별한 변수를 찾기 힘들다는 판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앞으로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한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의 변화 가능성, 미국 정부의 예산안 및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불확실성 지속 등이 세계경제성장의 하방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동결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일부 경제지표의 개선추세가 일시 주춤했으나 경기가 회복기조를 유지했고, 유로지역에서는 경기부진이 미약하게나마 완화되는 모습을 지속했다는 것이 한은 측의 분석이다.
김 총재는 각 나라들 별로 통화정책방향이 다르게 움직이는 현상과 관련해 "다양한 형태로 국제금융시장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변화를 매우 주시해야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금리를) 움직이는 것보다는 현 수준에 있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에 앞서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24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9.2%는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석 달 연속 금리동결에 몰표가 나왔던 것과는 달리 일부 반대의견이 제시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를 놓고 박혁수 현대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최근 EU의 금리인하와 원화강세의 영향으로 금리가 인하된다는 시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최근 EU가 금리를 인하한 것은 유로화 강세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분석. 또 EU는 최근 저물가와 통화강세 등 우리와 상황이 유사하기 때문에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박 팀장은 "최근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가 내년 한국의 금리인하 필요성을 역설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교수는 기준금리를 내려, 원화 절상 압력을 완화시킨다는 시장의 기대 심리를 만들 것을 조언한 바 있다.
■ 집중조명 된 CEO 연봉…경영 투명성 확보될까? = 그동안 사회적 논란이 돼온 기업 임원들의 과도한 성과보수에 대해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앞으로 연간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임원들은 이를 의무적으로 알려야 한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은 금융사 임원들에 대한 보수체계가 부적절하다고 판단, 불합리한 운영사례 시정을 위한 지도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 13일 금감원은 65개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성과보수현황 및 모범규준 이행실태 점검을 실시한 결과, 영업실적이 악화돼도 임원들의 보수는 오히려 늘어나 문제라고 지목했다.
금융회사 CEO 성과보수의 경우 영업실적 개선 시에는 비례해 증가된 반면, 실적 하락 시에는 비례해서 떨어지지 않는 구조라는 것.
이를 통해 현대증권 회장과 코리안리 대표이사는 영업실적과 무관하게 작년 연보수를 각각 17억원, 27억원씩 전액 고정급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감원은 성과보수체계를 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불합리한 성과보수를 지급하는 금융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아울러 금융위원회는 연간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기업 임원들은 이를 의무적으로 알리게끔 자본시장법을 개정한다.
오는 29일부터는 1명 이상의 임원에게 5억원 이상의 보수를 지급한 기업은 사업보고서에 이를 기재해야 한다. 연봉뿐만 아니라 퇴직금 및 미실현 보수까지도 이에 포함된다.
서태종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일부기업의 임원에 대한 비정상적인 고액보수 지급관행이 개선됨으로써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