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금융업을 구하기 위해 정부가 '금융 비전'을 발표했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사진)은 27일 브리핑을 열고 "금융회사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금융 비전은 박근혜 정부 하나의 금융 청사진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제윤 위원장의 일문일답.
Q. 해외 진출에 관해 당장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장기 비전을 두겠다고 했다. 이것이 당초의 계획에서는 약간 보류된 것인지 궁금하다.
=전혀 후퇴된 것은 아니다. 금융발전심의회 논의를 통해서 기존에 약 2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둔 것을 3년 정도로 늘렸다. 더 긴 안목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해외 진출에 따른 평가 시스템을 보다 장기적으로 하기 위해, 그리고 건전성 규제를 좀 더 볼 수 있는 안을 만들 것이다.
감독 당국의 입장에서 보면 그 나라의 법과 우리나라의 법을 다 맞춰야 하는데, 원칙적으로 우리 법에 조금 어긋나더라도 해외 진출한 나라의 법에 맞다면 허용할 생각이다.
Q. 이번 KB국민은행 사태처럼 그런 내부 통제가 잘 안된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나.
=이번 사건은 지금 검사 중에 있어 제가 결론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사실이라면 내부 규율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회사 관계자들이 TF를 만들어서 제도적인 개선 방안이 있을 수 있는 지 종합적인 검토를 추진하겠다.
Q. 보험회사들이 해외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의료 산업의 영리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것은 너무 많이 나간 게 아닌가 생각한다. 조금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한다.
Q. 중소형 증권사 구조조정과 관련해 부실 증권사의 제재를 강화할 계획은?
=기본적으로는 인수 합병(M&A)을 하는 곳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지금 NCR(영업용 순자본 비율) 제도를 개편하는데 NCR만 기준으로 해서 조금 다른 방향을 두고자 한다.
예를 들어 영업 적자를 몇 년 동안 지속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겠다.
Q. 퇴직연금 중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도 1인당 원리금 5000만원까지 정부가 보호한다고 했다. DC형의 취지와 안 맞는 게 아닌가.
=지금 실적 배당 상품은 예금 보호 대상이 아닌데 그 부분을 예금 보호 대상으로 올리겠다는 생각이다. 모든 DC에 대해 다 하는 게 아니라 채권 위주나 이런 쪽에 한한다.조만간 발표를 할 것.
Q.전체적으로 금융회사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인데, 최근 동양그룹 사태나 금융 소비자 보호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저는 규제 완화와 소비자 보호가 상충되는 가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규제 완화를 통해 금융거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는 상황이라고 본다.
Q. 여신전문 쪽에서 카드업만 네거티브(negative)제 전환이 안 됐다.
=여신전문금융 자체를 기업금융에 관한 지원 쪽으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카드 업무는 지급 결제를 주(主)업무로 하고 있어 그 부분은 뺐다.
Q. 금융권이나 시민 단체에서 금융위원회를 먼저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금융위 개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 지 듣고 싶다.
=제가 짧지 하는 시간을, 평생을 금융업에 종사해왔다. 그때마다 금융 감독 체계에 대한 문제가 항상 있어 왔다. 그래서 4대 현안을 먼저 하겠다는 것도 그 부분이었다.
그런데 제가 얻은 결론은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서 가장 나은 제도로 발전해 지금의 금융 감독 체계가 이뤄져 왔고, 지금의 금융위에 대한 비판은 제도적인 측면보다는 좀 더 잘하라는, 분발하라는 그러한 채찍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제도보다는 어떤 사람이 어떻게 잘 운용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