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28일 5억원 이상의 국세를 1년 이상 납부하지 않은 고액·상습체납자 2598명의 신상명세를 국세청 인터넷 홈페이지(www.nts.go.kr), 세무서 게시판, 전자관보,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일제히 공개했다.
김대지 국세청 징세과장(사진)은 "이번 명단공개 대상자는 지난 3월 사전안내를 통해 6개월 동안 소명기회를 부여하고, 최근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개대상자로 확정된 인원"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개인 1662명, 법인 936개 업체의 성명과 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 세목·납부기한 및 체납 요지 등이 공개됐다. 이들 공개대상자들이 납부하지 않은 세금의 액수는 총 4조7913억원(개인 2조9199억원, 법인 1조8714억원)이다.
공개대상자 1인당 평균 체납세금은 18억4000만원이다.
특히 5억원 이상 30억원 이하 구간에 공개인원의 89.9%인 2335명이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이 납부하지 않은 체납액은 전체의 58.2%인 2조7871억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명단공개자의 연령층은 40～50대가 공개인원의 67.8%, 체납액의 67.9%를 차지했다.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양도소득세 등 715억원을 체납한 조동만 한솔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수도권(서울.인천.경기) 거주자가 개인 명단공개자의 69.2%, 체납액의 71.2%를 차지했다.
법인 명단공개자의 법인소재지별 분포는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이 공개인원의 70.1%, 체납액의 74.6%를 차지했다. 법인 명단공개자의 체납 국세규모는 5억원 이상 30억원 이하 구간이 공개인원의 88.1%, 체납액의 54.5%를 차지했다.
법인 최고액 체납자는 부가가치세 등을 체납한 금지금 도매업자 권순엽 삼정금은 대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후 신상명세가 공개된 체납자들의 숫자는(신규 기준) 총 1만4577명. 이들이 아직까지 납부하지 않은 세금의 액수는 국세청이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해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공언한 액수에 버금가는 27조3294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국세청이 지속적인 체납추적을 통해 이들로부터 받아낸 세금의 액수는 1% 수준에 불과한 2778억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명단공개 제도가 시행됐고 아직까지 체납세금을 완납한 공개대상자들이 사실상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액·상습체납자들이 납부하지 않은 세금의 액수는 더 늘어난다. 이들로부터 제대로 체납세금만 받아내다면, 지하경제 양성화 등에 비중을 더 두지 않더라도 상당한 액수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세청은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을 활용해 이들 고액·상습체납자들을 관리하고 있지만 금융실명법 등 제도적인 한계에 부딪혀 제대로 체납세금을 추징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김대지 징세과장은 이와 관련 "지난 13일 시행된 개정 FIU법 등 금융거래 인프라를 이용한 체납정리 기반이 확충된 마늠 앞으로 고액체납자에 대한 적극적 납부유도 등 관리를 철저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