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회, 차질없는 국정수행 위해 도와달라"
정국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정기국회 논의를 기다리고 있던 100여건의 조세법과 내년도 예산안이 '표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이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단독으로 표결처리한 것과 관련, 민주당이 새누리당에 항의하며 정기국회 의사일정 전면 중단(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 여야의 대치로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2일)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등 갈 길이 바쁜 상황에서 또 한번의 '악재'로 예산안과 결산안, 세법 논의 등 모든 국회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우선 여야가 다음달 15일까지 본회의 처리를 약속한 결산안 처리도 어렵게 된 상황에서 예산안 처리는 꿈도 못 꾸고 있어 최악의 경우 준예산을 편성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당초 2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14년도 예산안 종합정책질의 역시 여당이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만 야당이 전면 불참하기로 함에 따라 순탄한 예산안 심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세수입을 좌지우지하는 세법 처리 역시 깜깜이 일정 속에 표류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당장 다음달 2일로 예정됐던 조세소위가 열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야당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3년간 정기국회에서 처음 조세소위 열렸던 날짜를 보면, 11월 말을 전후해 조세소위가 열리지 않은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정치권의 큰 이벤트인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에는 9월20일 첫 조세소위가 열렸으며 한·미 FTA 강행처리로 여야가 대치국면에 있었던 2011년에는 11월7일 조세소위가 열렸다.
예산안 날치기로 얼룩졌던 2010년 여야의 대립은 극에 달했음에도 조세소위만큼은 11월16일 열렸었다.
조세소위가 가장 늦게 열렸었던 2010년과 비교하더라도 올해는 벌써 2주나 늦어지면서 관련 부처와 청와대는 속을 끓이고 있다.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법안처리 과정을 감안하면(조세소위→기재위→법사위→본회의) 지금 당장 조세소위가 열리더라도 2주 내에 세법 100여건을 다 심사해야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상황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안팎의 여러 분야에서 많은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차질없이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국회가 국민을 위해 대통령을 도와줄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