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4자회담 중 발표, 국회 무시한 처사" 강한 반발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오후 김진태 검찰총장,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했다.또한, 지난 달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단독처리로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황찬현 감사원장도 이날 오후 임명장을 받는다.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박 대통령이 경북 안동과 경주 방문을 마치고 귀경하는 대로 이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두 달 이상 공백 상태인 감사원을 비롯해 '항명'파동을 겪은 검찰과 기초연금 공약후퇴 논란 등 국정운영 정상화를 위해 더 이상 임명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청와대의 임명 강행에 민주당 등 야당은 문 장관 후보자의 부도덕성과 황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의 여당 단독처리를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국회에서 여야 대표, 원내대표간 '4자회담'이 열리던 시각에 청와대의 임명 강행 소식이 전해져 큰 반발을 불렀다. 이에 따라 내일 다시 열리기로 한 '4자회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임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한 톤으로 비난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의 감사원장, 검찰총장, 보건복지부 장관의 임명발표 시각은 여야 간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간 4자회담 시간이었다"며 "4자회담이 열리는 시각에 야당이 그렇게도 반대하고 정국 냉각의 원인을 제공한 감사원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강행한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명백히 박 대통령의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다. 이러고도 박 대통령이 의회주의자 출신이라고 말할 수 있나"라고 힐난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성년자 고용으로 불법 영업을 하던 업소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해 적발된 부도덕한 후보"라며 "이런 사람이 복지부를 책임질 수 있나"라고 비난했다.
또한, 4자회담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의 대화 제스쳐는 임명 강행을 위한 '여론 쇼' 였는지 답변하라"며 "청와대의 오만과 독선, 최근 독기까지 어린 불통과 일방통행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여야 대표, 원내대표간 '4자회담'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첫 '4자회담'을 열고 정국 정상화 해법을 모색했지만 국가기관 대선개입 관련 특검과 예산안 처리 등 각각의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결렬됐다.
이에 여야 대표, 원내대표들은 내일(3일) 오전 10시에 다시 모여 재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김한길 대표의 격앙된 목소리와 탁자를 치는 소리가 밖에까지 들릴 정도로 회담은 격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회담 중간 발표된 청와대 임명 강행에 따른 회담 결렬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유일호·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며 "임명 강행 소식을 알고 끝난 건지는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박 대통령의 인사 강행과 관련한 '4자회담' 영향에 대서는 "(회담 성사 여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