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채무면제·유예상품(DCDS)에 대한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카드사들이 이익에만 급급해 보상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재차 불거진 것.
DCDS(Debt Cancellation & Debt Suspension)란 카드사가 매월 가입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소비자가 사망, 질병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카드채무를 면제해 주거나 결제를 유예해주는 일종의 보험성 서비스를 의미한다.
카드사마다 한도와 지원금이 조금씩 다르지만 사망 시 보상한도는 5000만원 안팎이고, 이외 질병, 사고 등의 경우 매월 30~50만원씩 신용카드 결제금액이 빠지게 된다. 서비스 가입을 위해 가입자가 지불하는 수수료는 카드 사용금액의 0.4% 수준이다.
지난 2005년 삼성카드에서 처음 판매된 이 서비스는 현재 국내 모든 전업카드사들이 취급하고 있으며, 가입자만도 323만명을 돌파했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상품을 판매하면서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
이른바 '끼워팔기'로 인해 자신이 서비스에 가입한 사실조차 모르는 소비자들이 보상요건에 해당하는 상황이 찾아와도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DCDS 상품의 보상 찾아주기 대상자는 약 10만5217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지난 10월까지 주인을 찾아간 보상은 7224건, 액수로는 158억원에 그쳤다.
강 의원은 "이처럼 보상금 찾아주기 실적이 낮은 이유는 카드사의 소극적인 보상업무에 원인이 있다"면서 "카드사들이 이익실현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보상업무를 통해 가입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불완전 판매 때문에 소비자들이 가입 여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고객이 사망을 하게 되는 경우 유족들이 (가입사실을) 잘 모를 수 있다. 단지 보상액이 적다는 이유로 청구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해명했다.
DCDS와 관련된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망, 사고 등 소비자의 위험을 대비하는 보험의 성격을 가진 상품인 만큼 전업카드사들이 취급할 상품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DCDS는 카드사들이 판매하는 상품임에도 금감원의 보험관련 부서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사망, 질병 등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카드사들은 보험을 통해 보상금을 지급한다"면서 "결국 손해보험사들이 고객에게 배상해주는 상품인 만큼 보험부서가 담당하고 있다. 상품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가 가입사실이나 청구절차 등을 몰라 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자료를 배포하고 청구절차 등을 안내한 바 있다"면서 "앞으로도 카드사가 보상금을 적극적으로 지급하도록 지도하는 등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해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