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부동산·경기활성화' 대책 강조…야 "공약·민생·미래 포기 '3포 예산' 안 돼"
여야 '4자회담'을 통해 대치 국면으로 치달았던 국회는 가까스로 정상화된 상태이지만 내년도 예산안과 법안 심의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우선 내년도 예산안은 물론 박근혜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경제활성화 법안, 세제개편안 등에서 여야 입장이 판이하기 때문이다.
5일 새누리당은 정부 정책 방향에 부응하는 최대한의 법안 심사와 조속한 통과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은 '서민·중산층'을 위한 예산안과 복지공약 관철을 강조해 대립각을 세웠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정부가 올해 부동산 대책 후속 법안들이 실시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겨우 불씨가 살아나려고 했는데 다시 얼어붙고 있다"며 "급기야 정부가 마지막 처방이라는 대책을 다시 내놓기에 이르렀다"고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취득세 인하와 지방세 개정안의 통과를 강조했다.
이어 "주식 시장도 맥을 못 추고 있다.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투자활성화법안 지체 등 내부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외풍 하나에도 독감을 앓는 상황"이라며 "시장을 반전시킬 수 있는 새 모멘텀과 확신을 주지 않으면 우리 경제에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투자활성화법 처리를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적어도 (경제활성화에) 국회가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평가대로 새누리당의 많은 양보와 결단으로 국회가 정상화된만큼 야당도 최소 연말까지는 사소한 정쟁과 침소봉대식 의혹 제기로 국회를 다시 소용돌이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양보와 결단은 민주당 주장이 옳아서가 아니라 국정을 책임진 정부여당으로서 국민에 대한 도리를 다하기 위한 것"이라며 "야당도 국민 선택을 받은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다해주길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공약과 민생, 미래'를 포기한 '3포 예산'이라고 규정하고 중산 서민층을 위한 예산안과 박근혜 대통령의 후퇴된 복지공약을 관철시킬 것을 못 박았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약속 살리기-고위정책 연석회의'에 참석해 본격화되는 내년도 예산안 심의와 법안 심사에 대해 "민주당은 '민생, 민주, 지방과 재정'을 살린다는 '4생(生) 원칙'으로 임할 것"이라며 "반(反)민생, 재벌특혜, 감세, 중산·서민 증세안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민생과 복지 실현을 위한 재벌 감세 철회와 복지재원 확보에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고 박근혜 정부의 최소한 복지공약 약속 이행을 관철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장병완 정책위 의장은 민주당 예산심사 핵심 원칙에 대해 "세액 측면에서 건전재정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고 세출 측면에서는 재정지출 확대"라고 강조했다.
장 의장은 사회양극화를 지적,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예산의 최우선 목표를 서민 살리기에 둘 것"이라며 "장애인, 저소득층 복지 확대를 민주당이 지켜내겠다.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등 내수 확대를 위해서도 힘쓰겠다. 이를 위해 부자감세 철회를 통한 안정적인 세입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촉박한 심사 기일이지만 민생지원과 경기활성화를 위한 민주당의 약속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정책과 관련 입법안 처리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8월 부동산 대책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자 결국 빚 내서 집 사라는 기조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대로 주거 안정에 목표를 두고 있다면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전월세상한제 실시 등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