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노조위원장, 은행지부 선거에서 줄줄이 낙마
금노선거, 김문호 우세론 속 예외법칙 될지 관심 집중
올해 은행권 노조 선거에서 기막힌 법칙이 계속 들어 맞고 있다.
연임에 도전한 기존 노조위원장들이 줄줄이 낙마를 하는 반면 후계자에게 바톤을 넘겨준 지부에서는 잇따라 승리를 거두고 있는 것.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금까지 진행된 은행권 지부선거에서는 기존 노조위원장이 줄줄이 낙마를 하며 '세대교체'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1만5000여명의 조합원을 보유해 금융노조 최대 지부로 꼽히는 국민은행 지부는 기존 박병권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금융노조 대변인 출신의 성낙조 후보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던 박병권 위원장은 최종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3일 1차 투표를 치른 우리은행 노조는 기존 임혁 위원장이 1차 투표에서 고배를 마시는 이변이 일어났다.
메가뱅크 저지 등을 선두에서 이끌며 당차게 재출마를 선언했던 임혁 위원장이 박원춘 후보, 금융노조 정치위원장 출신 윤성현 후보, 전상훈 후보와 함께 4파전을 펼쳤지만 1차 투표에서 박원춘 후보가 52%를 차지하며 20%대로 머문 임 후보를 두배에 이르는 표차로 꺾는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반면 기존 위원장이 연임을 포기하고 후임에게 넘긴 지부에서는 지명도에서 앞선 상대 후보를 잇따라 꺾는 돌발상황이 펼쳐 졌다.
지난달 7일 외환은행 지부에서는 김기철 후보가 연임을 포기한 가운데 김근용 후보가 나서 노조 쟁의부장으로 지명도 면에서 앞섰던 박진우 후보를 꺾었으며, 산업은행의 경우 기존 강태욱 위원장이 연임도전에 나서지 않은 가운데 김대업 위원장이 선출됐다.
은행권의 한 전임 노조위원장은 "은행권 노조에서 세대교체에 대한 요망이 컸던 것 같다"며 "기존 위원장이 연임에 나선 지부에서는 어김없이 새로운 후보가 당선이 되며 올해 선거의 징크스처럼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오는 21일 치러지는 금융노조 임원 선거에서 기존 김문호 위원장의 우세가 이어질 지 관심거리다.
금융권에서는 현재까지 선거 판세에서는 김문호 위원장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문호 위원장은 현직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인 홍완엽 씨를 수석부위원장에 내세우고, 국민은행 출신의 백운선 씨를 사무처장 후보로 올려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외국계 은행인 SC은행과 씨티은행과 농협지부가 김문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신한은행(유주선), 국민은행(성낙조), 기업은행(홍완엽) 등 새로 교체된 지부 위원장들이 친 김문호 계열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선거판세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보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김문호 위원장의 대항마로 꼽히던 김기철 후보(외환은행 전 노조위원장)가 일부 지방은행의 지지선언을 받은 '한지붕 두가족' 김창근 후보(하나은행 노조위원장)에게도 상대적으로 밀리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당초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과 사무처장이 동반 사표를 내는 등 조직을 파행으로 이끈 문제 등에 대해 책임론이 제기되며, 김문호 대 반김문호 정서가 은행권에 팽배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올해 은행권 지부 노조선거의 징크스로 작용하고 있는 '세대교체'가 상급 단체인 금융노조에서는 통하지 않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