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 라이프투자가 ING생명 한국 법인을 인수한다.
그동안 사모펀드의 금융회사 인수에 대해 노조의 반감이 커지며 난항을 예고했으나, 정부는 법률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정례 회의에서 라이프투자가 신청한 ING생명 주식 취득 신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의 지분 100%(820만주)를 인수, 대주주가 된다.
MBK파트너스는 2005년 설립된 한국 최대의 사모펀드이다. 운용 자금은 지난해 기준 약 4조원에 이른다.
문제는 국내 정서상 투기적 성격을 지닌 사모펀드가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
특히 외환 위기 후 미국계 론스타펀드가 외환은행을 인수했다가 철수한 뒤 외국자본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졌다.
MBK의 경우 순수 국내 펀드이나 외국자본의 비중이 크다는 이유로 노조가 반대해왔다.
박정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삼성전자나 KB금융과 같은 회사들도 외국자본 비중이 적지 않다"며 "국내법상 외국자본의 비중에 대한 제한을 두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보험업법상 MBK가 기존의 보험업을 경영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에 대해 금융위는 사모펀드의 경우 예외가 허용된다는 설명.
금융위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경우 차별을 둘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ING생명뿐 아니라 LIG손해보험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우리투자증권의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한 곳 역시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그룹이다.
따라서 이번 정부의 결정은 향후 금융 업계 M&A(인수 합병)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석 정의당 국회의원은 "정부가 법적 미비점을 이용해 안정성이 생명인 보험회사를 사모펀드에 넘긴 것은 무책임한 의사 결정"이라고 우려했다.
ING생명 노조 관계자는 "금융 당국 인식의 자체에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그 사람들 머릿속에는 금융 산업 발전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