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소득 1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고소득 농민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하려던 정부의 계획이 거센 반발에 부딪히면서 국회 통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 모양새다.
12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는 고소득 작물재배업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하는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그동안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던 고소득 작물재배업에도 과세를 단행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구체적으로 벼, 보리 등 곡물 및 기타 식량작물 재법업을 제외한 10억원 이상 수입금액을 초과하는 작물재배업에 대해 소득세가 부과되며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2015년부터는 이들도 세금을 내야한다. 현재 농업소득은 비과세이다.
정부는 현재 고소득 어민(연 2000만원 초과시 사업소득 과세)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하고 있다는 것을 명분으로 고소득 농민에 대해서도 소득세를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소득 농업소득에 대한 과세는 기본적으로 과세기반을 확대하자는데 그 취지가 있다"며 "어업소득에 대해서는 과세를 해왔는데, 농업소득을 과세하지 않는다면 조세형평성에도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한·중 FTA로 인한 농가의 피해와 법안의 실효성 등이 낮다는 이유로 법안을 반대하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세소위에서는 1억원 이상 고소득 농가는 채소와 과수분야에 집중돼 있으며 이들 농가는 한·중 FTA 체결시 피해가 가장 큰 작물로 예상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재부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법안 통과시 과세 대상자가 188가구에 불과해 세수측면에서도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며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소위 여야 의원들이 정부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고소득 농민에 대한 소득세 과세 법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