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철 후보 "독립경영 지키기 위한 최상 선택"
금융노조 선거 2强 구도 확정…선거열기 '후끈'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선거에 나섰던 김기철 후보(외환은행 노조위원장)가 13일 갑작스럽게 사퇴하며 선거 구도가 지각변동을 하고 있다.
당초 금융노조 쇄신을 위해 反김문호를 기치로 내걸었던 김기철 후보는 사퇴와 함께 김문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反김문호'의 간판을 내리는 대신 '反하나'의 명분을 내건 것이다.
김기철 후보는 이번 사퇴와 관련 하나은행 노조 측의 행태를 맹비난했다.
그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사퇴의 변을 통해 "메가뱅크 저지와 금노 혁신을 이뤄내고 이를 바탕으로 외환은행 독립경영을 지켜내겠다는 각오로 금융노조 위원장에 출마했다"며 "하지만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이 갑작스레 출마하면서 야권표 분열 및 위축이 계속되면서 현직 위원장이 유리한 선거구도가 고착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反김문호'의 기수에서 '反하나'로 돌아선 이유에 대해 "승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환은행 독립경영을 위한 최상의 선택을 고민한 결과 후보를 사퇴하고 외환은행 독립 투쟁을 함께 할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금융노조와 외환은행을 위한 최상의 선택이 무엇인가를 고민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며 "김문호 위원장과 함께 강력한 금융노조를 건설하고 독립경영 합의를 지키는 투쟁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외환은행 노조는 투쟁결의문을 채택하고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통합 시도를 돕기 위해 금융노조 조합원의 민의를 왜곡시킨 김창근 후보 측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김문호 후보에 향하던 화살을 하나금융에 돌린 바 있다.
김문호 후보 선거대책본부 측은 김기철 후보의 사퇴와 지지선언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문호 후보 측 관계자는 "反김문호 세력의 선두주자였던 김기철 후보마저 김문호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며 "이로써 선거 압승을 통해 강력한 산별노조를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창근 후보 측은 "금노 개혁을 위해 反 김문호를 외치던 김기철 후보가 사퇴와 함께 오히려 김문호 지지선언을 하면서 명분을 잃고 말았다"며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노조에 이어 대구은행 지부 등 지방은행이 지지 의사를 밝히며 김창근 후보에 속속 결합하고 있어 세대교체와 개혁을 위한 反 김문호의 기치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17일 치러지는 금융노조 임원선거에는 기호 1번 정은석-어지원-서은숙, 기호 2번 김문호-홍완엽-백운선, 기호 3번 김창근-마재근-소병문(이상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처장) 후보조가 경합을 벌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