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선거 유세 도중 저격을 당했던 민진당의 천수이볜 후보가 20일 실시된 제11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기존의 예상을 뒤엎고 국민당의 롄잔 후보에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롄잔 후보 측이 선거 결과가 불공정했다며 불복을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대만의 정국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속에 빠져들게 됐다.
20일 실시된 총통선거에서 양 진영은 끝까지 예측 불허의 접전을 펼쳤으나 결국 집권 민진당의 천수이볜-뤼슈롄 진영이 647만표로 50.12%를 득표하고, 국민당의 롄잔-쑹추이 후보는 644만표 49.88%를 얻어 불과 3만표 차이로 재선에 성공했다. 개표 초반에는 롄잔 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앞서나가며 대만의 정권이 교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 됐었지만, 75%의 개표가 넘어서면서 천 총통이 앞서나가며 극적인 승리를 연출했다.
공식 발표가 나기전 민진당은 당선 안정권에 돌입하자 선거 승리를 선언했으며, 롄잔 후보는 현지시간으로 오후 8시 12분(한국시간 오후 9시 12분)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통해 선거 결과에 불복을 선언했다.
롄잔 후보는 "이번 선거는 공정하지 못한 투표였다며 선거 결과를 의심해야 한다"며 "선거 결과에 불만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투표 상자들이 감춰졌으며, 선거 결과는 재검표돼야 한다며 무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당이 선거 결과 무효를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대만 정국은 중국과의 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히며 앞으로 대혼전을 예고하고 있다.
롄잔과 천수이볜의 대결은 중국과의 정책에서 크게 대비되면서 각 국의 주목을 받았다. 대만 출신의 천수이볜 총통은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두개의 체제"를 거부하면서 대만의 독립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반면, 국민당은 반도체 공장의 중국 이전을 허용하고 중국과의 무역을 돈독하게 하는 등 긴밀한 협력을 주장했다.
천 총통은 선거와 함께 중국의 미사일 배치에 대한 방어능력을 강화하고 평화적 회담을 추진할 것인지를 묻는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했고, 이러한 시도는 독립을 꾀하기 위한 준비라며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으며 결국 국제 사회의 여론 악화를 초래하기도 했다.
중국은 대만의 선거 결과에 대해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천 총통의 당선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향후 대만에 대해 강경책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은 표면적으로 천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무력 사용을 자제하면서 평화 통일을 추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천 총통 저격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롄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점쳐져 왔었다. 각종 여론조사기관들은 두 후보의 지지율 이 38~40%대 사이에서 오차범위 내의 근소한 표차를 기록하고 있다고 조사 결과를 밝혔지만, 투표일이 임박할수록 롄 후보가 아주 근소한 차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19일 오후에 발생한 저격사건으로 천 총통이 부상당했다는 소식은 동정표를 유발, 낙선 위기에 놓여 있던 천 총통 진영이 큰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민당 측도 총격 사건으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했었고 선거 결과 패배로 나타나자 실망하는 기색이 완연했고 결국 선거 결과에 불복할 것을 선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