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교육비 등 세액공제 전환 '빨간불'
재활용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 '제동'
세수확보와 조세 정상화라는 거창한 간판을 부여받고 세상에 나온 정부의 2013년 세법개정안의 핵심 사항들이 국회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대대적인 축소 및 수정이 예고되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특별공제제도 항목 중 일부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정부 세법개정안(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녀 관련 인적공제제도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방안과 부녀자 공제를 축소하는 정부안에 대해서도 여야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료 부가세 환급 법안과 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 전자신고 세액공제 폐지 법안도 조세소위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져 나오면서 일정 부분 방향 수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된다.
□ '소득공제→세액공제' 정부 정책의지 꺾이나 =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세법개정안의 핵심은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각종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의료비와 교육비, 기부금 등의 소득공제 방식을 세액공제로 전환해 세수를 확보하고 조세형평성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증세 없이 복지재원 확보가 가능하겠냐는 여론의 비판 속에 정부가 내놓은 '묘수'라는 평가도 받았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서민들의 세부담이 증가한다는 이유로 이 같은 정부 방침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내놓은 소득세법 개정안은 그동안 소득공제가 됐었던 의료비와 교육비, 기부금, 보장성 보험료, 표준공제, 연금계좌납입 등의 특별공제 항목을 12~15%의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내용.
6세 이하 자녀 1명당 100만원 출생·입양·위탁아동 1명당 200만원, 다자녀 추가공제(자녀 2명 100만원/2명 초과시 1명당 200만원) 등의 자녀 관련 인적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의원들의 극심한 반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는 자녀 관련 인적공제 제도를 자녀 1명당 15만원, 자녀 2명 초과시 1명당 20만원의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특히 야당에서는 비용지출 성격의 소득공제 항목을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혜택을 주는 성격의 항목만을 추려내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입장이고 여당도 이에 상당부분 수긍의 뜻을 보이고 있어 향후 조세소위에서 내용이 대폭 수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녀자 공제 적용대상 축소 방안도 여야의 반대로 원안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경제활동을 하는 부녀자에 대해 연 50만원 공제해주는 제도에 소득요건을 추가, 소득금액 1600만원 이하(총 급여 2500만원 이하)의 부녀자만 공제대상이 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이 같은 방안이 여성의 경제활동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취지하에 소득금액 기준 완화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 재활용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 '난항' = 과세기반 확보를 위해 정부가 추진했던 재활용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 법안도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재활용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6/106에서 3/103로 낮추고 중고자동차에 대해선 9/109에서 5/105로 축소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었다.
국정감사 당시에도 의원들은 정부가 폐지줍는 노인들의 주머니를 털어간다며 강하게 반대했으며 이번 조세소위에서도 의원들 대부분이 법안 통과에 회의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급명세서 세액공제와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 법안도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세정보통신망으로 지급명세서를 제출시 1명당 100원, 연 200만원(세무법인 연 30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다. 과세표준을 전자신고하면 소득세·법인세 건당 2만원, 부가가치세 건당 1만원(한도 세무대리인 연 400만원/세무법인 연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 제도의 정책적 효과가 달성됐다고 보고 폐지하려고 하지만 세무대리 업계와 국회의 반대가 거세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세소위에서는 지급명세서 세액공제는 폐지하되, 전자신고세액공제는 재논의를 통해 방향을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료 부가세를 환급해주는 세법개정안도 통과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는 후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관광호텔 등에서 2~30일 이하의 숙박을 했을 경우 부가세를 환급해주는 내용의 개정안은 실효성이 낮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외국사례를 검토한 후 재논의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는 전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