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 법률대리인단은 22일밤 헌법재판소에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탄핵사유를 제대로 구비하지 않았고 절차에도 하자가 있으므로 기각이나 각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노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은 A4용지 68쪽분량의 답변서에서 "국회의 탄핵소추 결의는 의회권력을 비이성적으로 남용함으로써 국가의 정상적 수행을 가로막고 국민의 주권행사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탄핵소추 결의는 정략적 목적으로 절차·방법·내용면에서 헌법을 경시한데서 비롯됐으므로 헌재는 각하 결정을 내려 대통령의 정지된 직무권한을 신속히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사대리인인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답변서 분량이 많기도 하지만 정치·사회적 시각과 법률적 시각 모두 의미가 있는 만큼 답변서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제출키로 했다"며 "나머지 답변은 23일 오후께 헌재에 낼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전 수석은 "이번 탄핵소추는 절차상 하자가 있을뿐만 아니라 탄핵 사유조차도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탄핵소추 자체에 위헌적인 부분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 대리인단은 답변서에서 국회 소추위원측이 탄핵사유로 주장한 '선거법 위반'에 대해 "노 대통령이 기자회견 질의응답 과정에서 열린우리당에 대한 정치적 선호를 표시한 것을 문제삼는 것이지만 발언의 적극성이 없고 대통령이 정당 가입이 허용되는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위법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선관위가 대통령에게는 선거 중립의무를 요청하는 내용으로, 민주당에는 대통령이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했다는 내용으로 각각 다르게 공문을 발송한 것은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결정'이라는 탄핵의 핵심 사유마저 의회 다수를 장악한 야당 연합이 위협을 통해 억지로 만들었음으로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탄핵안은 개의시간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의안에 대한 제안 설명및 질의 토론 절차를 진행하지않은채 물리력을 동원해 일방적으로 가결됐다"며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이 무효인 경우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1호 '공소제기의 절차에 법률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준하여 형식 판단으로 국회의 탄핵소추를 배척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리인단은 "헌법은 탄핵 사유를 '직무집행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위반의 방법이나 정도등이 헌법의 기본질서에 반해 허용될 수 없을 만큼 중대하고 명백한때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