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출사기를 당한 중소기업 사장 A씨는 최근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다.
모 캐피탈 업체를 사칭해 날아온 문자 한통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3%대의 저금리로 최대 1500만원의 대출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였다.
마침 사업자금 확보를 위해 대출이 필요했던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대출을 신청했고, 캐피탈사는 채무 불이행시에 대비해 공증료 등 법률비용을 납부해야 한다며 총 380만원을 요구했다.
A씨는 그날로 돈을 송금했지만 마지막 순간 그에게 남은 건 연락이 끊긴 전화번호뿐이었다.
최근 은행이나 캐피탈사를 사칭한 대출문자 사기가 횡행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 중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대출사기 신고는 2만2338건으로 지난해보다 4.7% 증가했다. 피해금액은 총 7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0%이상 늘어났다.
사기범이 사칭하는 금융회사로는 현대캐피탈이 4267건(20.5%)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캐피탈 3936건(18.9%), 신한금융 1386건(6.6%) 등의 순이었다.
사기범들은 주로 대출을 미끼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후 수수료 등 각종 명목으로 금전을 편취해 잠적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금리로 대출을 전환해 줄 테니 일단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을 받게 하거나, 신용등급을 올려준다며 보증료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또 공증료 등 고액의 법률비용을 납부하도록 유도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출실행과 관련한 금전적인 요구가 있을 경우 대출사기로 의심을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병기 금감원 서민금융지원팀장은 "정상적인 대출업체는 수수료 등 어떠한 명목으로도 대출과 관련해 금전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금전 요구 시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제도권 금융사를 사칭하는 대출사기 예방을 위해 업계와의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금융회사 자체 모니터링 강화 유도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