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6일 오전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한 것과 관련해 여야는 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일 관계뿐 아니라 동북아 정세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7년만의 현직 총리 참배에 대해 "강력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야스쿠니 신사는) 종교 시설이다. 일본 헌법에도 정교분리가 있어 헌법 위배라는 논란이 있다"며 "적절한 해명과 조치가 있어야 한일 관계가 풀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현주 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어떤 행동과 말로도 일본의 침략전쟁과 군국주의의 과거사는 정당화될 수 없다. 일본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참회하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노력을 보이기는커녕,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고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새누리당은 강력히 규탄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희생된 일본인들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위상을 고려한다면 오늘의 아베 총리의 발언 이상의 망언은 있을 수 없고, 오히려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대한민국 역사가 그동안 겪어온 고통에 대해서 한 마디의 사과 없이 몰역사적이고 자국 이기주의에만 매몰된 망언"이라고 비난했다.
민 대변인은 정부에 대해서도 강력 대처를 촉구하며 "관련 부처는 신사참배를 포함한 한일간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임시미봉책에 머무르는 대안이 아닌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 역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망동을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은 아베 총리의 몰역사적 행보에 대해 규탄하며, 한일 관계의 파국뿐만 아니라 동북아 평화질서를 깨뜨리는 망동을 즉각 중단하라"며 "1970년 폴란드인들 앞에서 무릎을 꿇음으로써 '무릎을 꿇은 것은 한 사람이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는 평가를 받은 서독 수상 빌리 블란트의 역사 인식과 진정성을 본받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3년 총리 자격으로 야스쿠니를 전격 참배함으로써 일어선 것은 아베 한 사람이지만 무릎을 꿇은 것을 일본 전체였다고 역사는 분명히 기록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같은당 이종걸 의원을 비롯한 강창일, 문병호, 이상민 의원 등도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의원들은 "잇단 망언, 교과서 역사 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 평화헌법 수정 움직임, 전쟁 위안부의 존재 부정 등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이 드러내는 고질병과 집단 광기가 금도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단행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일본 극우 정치인들의 망동의 결정판"이라고 비난했다.
신당 창당을 위해 전국을 순회하며 설명회를 갖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이날 광주 설명회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지도자들은 지난 2차대전 때의 과오에 대해서 독일처럼 솔직하게 반성하고 다시 역사의 상처들을 교훈삼아 동북아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데 협조하겠다는 스탠스로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