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견'보여…'빅딜 여부' 촉각
여야가 지난 25일 '성탄절 회동'을 통해 새해 예산안과 국가정보원 개혁법안 연계 처리를 합의했지만 주요 경제 관련 법안에 대한 연내 처리가 불투명할 전망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월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강조했던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과 부동산 활성화 법안 등 '경제활성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전월세 상한제를 비롯한 기초연금법 원안 처리 등 '복지'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내세우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외촉법은 외국회사와의 공동출자 등 투자활성화를 위해 손자회사가 외국회사와 공동출자로 증손회사 설립 경우 최소지분율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지주회사와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로 제한하는 현행 외촉법을 '50% 이상'으로 완화하게 되어 재계 역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은 '재벌 특혜법안'이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기현 정책위 의장은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외촉법은 여야 사이에 내용이 합의가 완료되어 처리하는데 문제가 없음에도 이 법안을 대통령이 언급했다는 이유로 '표적 법안'으로 삼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김 의장은 앞서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외촉법에 대한 여야 이견에 대해 "지난 6월 국회 때부터 절충해 수정안을 만들고 양당 정책위의장 협상도 마쳤다"며 "투자비율 조정과 심사위원회 별도 구성 등을 우리가 수용했다"며 수정안을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정부가 요구하는 법안에 합의한 만큼 자신들이 주장하는 법안도 함께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얻는 것 없이 '합의'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전월세 상한제 통과를 내세우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앞서 '성탄절 회동'에서도 외촉법과 전·월세 상한제 등 핵심 법안이 논의됐지만 구체적 합의를 이르지 못했다.
또한, 연내 본회의가 오는 30일 단 하루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이견이 큰 주택 활성화 법안이 처리 될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과 분양가상한제의 탄력 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의 연내 통과를 강조하지만 민주당은 전월세 상한제 통과를 앞세우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에겐 양도세율(2주택 50%ㆍ3주택 이상 60%)을 높게 매기는 것으로 민주당 등 야당은 이의 폐지에 대해 '부자감세'라며 반대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용도 건설업체의 미분양 부담을 서민들에게 떠넘기고 장기적으로 주택가격 인상을 불러온다며 민주당이 반대해 해당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 등에 대해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과도한 임대료 인상을 규제하고 장기 거주를 유도하는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포함된 주택임대치보호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월세 상한제에 대해 새누리당은 '가격규제'라고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경제민주화 법안도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갑을 문제 개선을 위한 일명 남양유업방지법(대리점보호법) 등이 해당 상임위 소위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공약 후퇴 논란을 낳은 기초연금법 제정안도 민주당은 '수정안'이 아닌 '원안'을 강조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소득하위 70%에 대해 국민연금과 연계해 최대 20만 원의 기초연금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민주당은 원안이던 국민연금 연계 없이 대상자 모두에게 지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연말 임시국회는 오는 30일 본회의 일정만 남겨놓은 상태. 때문에 오는 27일과 주말 동안 여야 '합의'가 불발될 경우 경제관련 법안은 사실상 내년으로 넘어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