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개월을 끌어온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가 이번 주에 들어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매물로 나온 우리금융 계열사들의 본입찰과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이 차례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으로 묶인 ‘우투증권 패키지’라고 할 수 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NH농협금융이 우투증권을 인수할 경우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증권사로 발돋움하게 돼 업계 판도를 바꿀 중요한 이벤트로 취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약간의 시차를 두고 뒤따르고 있는 경남·광주은행의 지방은행 매각이 함께 주목을 받았으며, 대부업체들의 최고 이자율을 인하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주간의 이슈로 떠올랐다.
■ 우투증권 패키지 협상 테이블 '농협부터' = 매각단계 초기부터 난항을 겪었던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의 우선협상 대상자가 결정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우투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NH농협금융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자산운용의 경우 키움증권이 1순위 번호표를 차지했다.
농협금융이 제시한 우투증권 패키지 인수가는 1조1000억원 대로 알려졌다. 이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최대 1조5000억원 선을 기대했던 정부의 바람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가격이다.
다만 업계일각에서는 불황을 겪고 있는 증권가에서 이정도 가격이라도 받아낼 수 있다는 것에 '감지덕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사 M&A 시장에는 우투증권 뿐만 아니라 업계 10위권 안에 드는 현대증권과 동양증권이 이미 매물로 나왔고, 내년 하반기에는 KDB대우증권도 매각 방침이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금융 측은 우선협상 대상자들과의 협상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우투증권 패키지는 KB금융지주를, 우리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차순위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추후 협상을 통해 우리금융 저축은행의 매각조건을 개선해야 하고, 우리투자증권에 대해서도 매각조건을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자산운용과 우투증권 패키지의 본계약은 특별한 차질이 생기지 않는 한 오는 1월말에 이뤄질 예정이다.
■ 경남·광주銀 본입찰 마감…지방은행 판도 바뀔까? = 우리금융 민영화의 메인이벤트인 우투증권 패키지 협상의 뒤를 이어 지방은행 매각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경남은행 본입찰에는 BS금융지주와 경은사랑컨소시엄, IBK기업은행이 참여했고, 광주은행 인수에는 J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BS금융이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은행의 경우 BS금융이 1조2000억원 대를 제시한 반면, 경은사랑과 기업은행은 약 9000억원의 입찰가를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의 경우 JB금융이 5000억원 대의 가격을 적어냈고, 신한과 BS금융의 입찰가는 3000억원 선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수전 향방의 윤곽을 드러냈다.
다만 지방은행은 사실상 지역민들에 의해 설립된 기관이기 때문에 경제논리 만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또한 지나친 경쟁의식에서 무리한 입찰가를 제시한 경우 '승자의 저주'로 인해 향후 부실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지방은행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들은 지난 26일 예금보험공사에서 인수절차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펼쳤으며, 금융위원회 공적자금 관리위원회는 이날 발표내용을 토대로 오는 3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 대부업 음성화 우려?…이자 상한 연 34.9%로 = 대부업체의 최고 이율 상한선이 인하되면서 관련 논의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국회는 지난 26일 본회의를 열고 대부업체들의 최고이율을 연 39%에서 34.9%로 내리는 대부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관련 법안을 발의한 신학용 민주당 의원은 "현행 대부업체의 최고 이자율은 제도권 금융기관의 일반적인 금리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며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어 부득이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수익 감소를 우려해 등록없이 영업을 하는 업체들이 많아질 수 있어 오히려 대부업의 음성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날 통과된 개정안은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4월부터 2015년 말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