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세무대리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됐던 정부의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안이 당분간 국회 계류로 방향타를 잡았지만 폐지 움직임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안은 그간 10여차례의 조세소위를 거쳐, 지난 12월31일 당분간 현행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세무사 등이 납세자들을 대리해 전자신고하면 소득세·법인세 건당 2만원, 부가가치세 건당 1만원(한도 개인 세무대리인 연 400만원/세무법인 연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전자신고세액공제 제도.
당초 정책목적 소진으로 폐지가 유력시 됐던 전자신고세액공제 제도가 명맥을 이은 것만으로도 세무대리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반면 국세정보통신망으로 지급명세서를 제출시 1명당 100원, 연 200만원(세무법인 연 30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를 해주는 지급명세서소득공제 제도는 정부의 폐지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폐지안 자체가 완전 폐기된 것이 아닌, 계류 상태로 남았다는 점에서 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법안의 폐기와 계류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며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안의 완전 폐기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급명세서세액공제가 폐지돼 우려스러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 관계자는 "정책목적 소진이 폐지의 명분이라면 전자신고율이 90%를 넘어선 전자신고세액공제 제도가 전자식 제출이 보편화됐다는 이유로 폐지가 확정된 지급명세서세액공제보다 오히려 존치 명분이 약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급명세서세액공제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국회는 정부에 다음 두 가지 사항을 반드시 지키도록 약속받아야 한다"며 "우선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안은 국회에서 재논의 되지 않도록 완전 폐기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자신고세액공제 제도의 공제액은 시행령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하향조정할 수 있다"며 "현행 전자신고세액공제 한도 금액을 절대 건드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급명세서세액공제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정부는 연간 약 50억원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전자신고세액공제 제도는 현행대로 유지될 경우 연간 약 650억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