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 반입되는 수입물품 중 통관절차 당시에는 문제가 없다가 향후 세금이 추징되는 사례가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수입물품을 실제 구입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신고했다가 관세청으로부터 덜미를 잡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데요. 세금을 한 푼이라도 적게 내기 위한 '꼼수'였다면 당연히 세금철퇴를 가하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과소신고 금액이 정확한지 아닌지의 판단을 놓고 납세자와 관세청 간 의견대립이 맞붙는 경우도 생기고는 합니다. 관세청은 어떠한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했기에 납세자가 억울하다는 몸부림을 치는 것일까요.
□ "관세포탈 맞는데"…억울한 납세자 '왜' = 관세청은 지난해 미꾸라지 수입자 A씨가 관세를 포탈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노트 및 미꾸라지 수출자의 정산서 등 저가신고로 볼 수 있는 자료를 확보, 이를 토대로 A씨에게 부족납부한 관세 및 가산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A씨는 관세청이 매긴 가산세는 과다하다며 불복을 제기합니다.
A씨는 "수입신고 시 저가신고 한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과소신고 금액의 정확성을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며 "그 금액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처분청이 압수한 장부와 비교해 봐야 하는데, 현재까지 처분청이 압수한 장부를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과소신고 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수출자가 제출한 자료를 그대로 활용했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습니다.
A씨는 "수출자는 현재 수출가격을 허위로 신고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조사결과가 정확하다면 처분청이 주장하는 과소신고 금액이 지나치게 과다하다는 점이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관세청의 입장은 단호했습니다. 관세청은 "A씨가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시에 저가신고 했음을 인정했고, 수출자가 작성한 정산서의 내용이 맞다고 확인했으면서도 정확한 금액은 제시하지 못한 채 정산서를 토대로 경정한 금액이 과다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 심판원, "과소신고 금액 적장한 지 재조사하라" = 양측의 입장을 검토한 조세심판원은 관세청이 산정한 과소신고 금액이 적정한 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관세청이 과세처분 후에도 영치서류를 반환하지 않아 납세자가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하지 못했고, 수출자로부터 입수했다는 정산서에 의문이 있다는 A씨의 논리가 받아들여 진 것입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A씨가 해당물품의 과세가격을 저가 신고한 것은 사실로 보여진다"며 "다만 세무조사 목적의 영치서류는 납세자가 반환을 요청한 경우에는 반환하도록 하고 있는데, 처분청은 과세처분 후에도 영치서류를 반환하지 않아 A씨가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처분청이 수출자로부터 입수했다는 정산서 등의 기재내용이 정확한지 여부에 대해 A씨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A씨의 논리를 수용했습니다.
심판원은 이에 "처분청은 A씨에게 영치서류를 즉시 반환하고, 청구인 입회하에 수출자의 정산서 등에 기재된 거래가격이 실제거래가격인지 여부를 재조사해 처분청이 산정한 해당물품의 과소금액이 적정하게 산정되었는지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3관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