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개인정보보호법 2월 국회통과 '한 목소리'
국민, 롯데, 농협 카드 3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여야는 21일 한 목소리로 관련자의 엄중 문책을 강조하며 2월 임시국회에서의 개인정보보호법 처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방점을 달리했다.
새누리당은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부실보다는 카드사의 무분별한 정보 취합을 지적하며 관련 법 개정을 강조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정보유출 사고를 사이버 테러로 연결지어 배후세력 여부에 대한 수사를 종용했다. 한편 민주당은 금융당국의 부실감독을 비판하며 감독시스템 강화를 주문했다.
□ 與 "카드사 '묻지마 식' 개인정보 취합‧유통 근절…정신 번쩍 들게 해야" =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신용카드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정보유출을 확인한 국민들이 발가벗겨진 기분이라고 하니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며 "카드사 경영진이 기자회견에 나와 허리 굽혀 사과한다고 국민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묻지마 식' 개인정보 취합을 막고 무분별한 개인정보 유통을 근절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고객정보를 내 재산처럼 다루지 않으면 큰일 나겠구나 할 정도로 정신을 번쩍 들게 해야 한다"고 카드사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관련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를 열어 사태파악과 책임소재를 가릴 것을 주문하고 2월 국회에서 신용정보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련법 개정에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한편, 국회 정보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은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단순히 금전적 이익을 취득하기 위한 개인적 범죄 행위라고 결론 내리는 것에 동의 못한다"며 배후세력을 의심했다. 서 의원은 "정말 배후에 불온세력이 있는지 신속한 수사가 있어야 한다"며 야당의 반발을 사고 있는 사이버테러 방지법 통과를 거듭 주장했다.
□ 민주 "금융당국의 무사안일이 부른 참극…응분의 책임 져야" = 민주당은 신용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무사안일이 부른 참극"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수도 없이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안일하게 대처한 금융당국이나 (카드사) 모두 변명의 여지없는 중대 과오"라고 지적, 2월 임시국회에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향후 카드사는 물론이고 감독기관도 엄중한 문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이 충격을 주는 것은 사실상 대한민국 성인 전체의 신상이 털렸다는 것이다. 대참사다. 전국민의 신상이 털리는 나라가 과연 정상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꼬집었다.
또한, 약속살리기 위원장인 김진표 의원은 "빅브라더 감시사회에 대한 공포 때문에 국민들이 불안한 것"이라며 "과거 여러 차례 유출사고가 있었는데도 지금 금융당국 보안담당자가 사무관 한 명이라고 한다"고 금융당국의 부실한 보안시스템을 비판했다.
김기준 의원은 "금융감독 당국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사고 금융기관에 대한 처벌 수위를 낮게 정했다. 금융기관이 개인정보 보호 망각에 일조했다"며 "이번 사태 이면에는 금융 감독 당국의 개인정보 보호 불감증과 솜방망이 처벌이 자리 잡아 있다. 따라서 해당 금융기관 임원만 문책할 게 아니라 당국 스스로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