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이 인수 업무를 허술하게 처리하고, 투자 일임 및 자전(自轉) 거래의 규정을 위반하면서 금융 당국의 중징계를 받았다.
20일 금융감독원은 대우증권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어기고 불법적인 거래를 한 사실을 확인, 기관 경고를 내리는 동시에 관련 임직원 14명을 정직, 감봉 등 문책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4월부터 약 3주 동안 종합 검사를 실시, 총 6건의 규정 위반 사실을 밝혀냈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지난 2010년 모(某)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는 과정에서 증권신고서상 재무제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실사를 했다.
이 때문에 이 기업의 증권신고서에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상당 부분 과대 계상돼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
또 2009년에는 이 기업이 중국 정부와 45억위안(약 7656억원)의 투자 협약을 맺으면서 투자위험에 관한 사실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것을 방치했다. 2010년 7월에는 중국 정부로부터 2억위안(약 345억원)의 토지 매입 계약을 체결했으나 가격을 낮춰 공시했고, 공모 자금의 사용 목적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은 사실도 발견됐다.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주식 공모를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도 거짓으로 밝혀졌다. 대우증권은 공모 자금이 전혀 집행되지 않은 사실을 알면서도 이에 대한 사유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다.
투자 일임의 경우 현행법은 매매 수량 및 매매 금액을 규정하고 있으나 대우증권 영업점에서는 차장급 4명이 고객 38명의 재산을 한꺼번에 맡아 임의적으로 운용했다. 이렇게 불법적으로 운용한 주식은 총 2468억원에 달했다.
일부 지점에서는 대우증권 직원들이 고객 돈 4억원 상당을 유치하면서 월 이자 지급 등 현행법에서 금지하는 조건을 약정하기도 했다.
신탁재산 간 자전 거래 규정도 위반했다. 자전 거래는 증권사가 거래량을 부풀리기 위해 같은 주식을 반복적으로 사고파는 행위.
2011년 대우증권은 200억원을 위탁 받아 은행 정기예금으로 운용하는 중 중도 해지된 계좌의 돈을 메우기 위해 다른 고객의 돈을 빼내기도 했다. 이렇게 편법으로 거래한 고객 돈은 3조5285억원에 달했다.
이 밖에 증권사가 의무적으로 기록해야 하는 주문 내역 및 매매 명세와 관련한 자료를 제대로 보관하지 않고, 증권을 인수한 뒤 3개월 안에 투자 일임 재산으로 매수해 규정을 어긴 사실도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