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일부 세액공제 허용, 전세 대신 월세 선택 늘 듯
부동산 전문가 "구조적 문제 해결, 재정에 도움될 것"
전셋값 상승에 따른 불안이 멈출 수 있을까. 최근 한국감정원은 전국 아파트의 전세 가격이 74주 동안 상승했다고 밝혔다.
은행 저금리 장기화로 집주인은 수익성 높은 월세를, 세입자는 월세 부담 없는 전세를 선호하면서 주택 임대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된 탓이다.
정부는 주택 임대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26일 전월세 대책을 발표, 임대인과 임차인의 세(稅) 부담을 덜어 주는 방법으로 시장 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연봉 7000만원 이하에 속하는 저소득 월세 임차인은 세금 중 10%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월세를 받는 집주인(임대 사업자)의 경우 임대 주택이 2개 이하이면서 연간 임대 소득이 2000만원 이하이면 기존의 종합소득 과세를 대신해 14%의 단일 세율을 적용, 세 부담을 줄여준다. 임대 사업자 등록을 하면 은행 이자를 비용으로 인정해준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올해 1월 이후 낸 월세부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정부 대책에 의해 부동산 전세 가격이 안정, 매매의 장기적 회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부동산 연구소의 연구원은 "이번에도 시장의 반응을 단기적으로 기대할 순 없다"고 전제했으나 "세입자 입장에서 매달 나가는 월세를 일부 세액공제 받으면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될 경우 월세로 전환하는 세입자가 늘면서 전세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관측했다.
임대 소득이 투명해지는 것 역시 장점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이 연구원은 "대부분 집주인들이 은행 빚을 이용해 주택을 구매하는데 임대 사업자 등록을 하면 이자를 비용으로 인정해준다. 재정적 측면에서 볼 때 임대 사업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수 있고 세 부담에 의한 일시적 충격은 있겠지만 방향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부동산 대책들을 살펴보면 3개월 유효하고 그 이후 미동이 없었다. 오히려 단기적 효과를 낸 뒤 시장을 왜곡시키는 영향이 커 장기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이번 대책은 앞으로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기대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자산관리설루션부 팀장은 "임대 사업자 입장에서 세제 혜택을 받으면 일시적 장점이 있는 반면, 다주택자의 경우 재산을 드러내는 부담도 있다. 당장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 순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외국과 비교할 때 우리 주택 시장이 전세 중심에서 반전세, 월세로 이동하는 프로세스를 거치고 있는데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세제 혜택을 줘 전셋값을 진정시키면서 무리한 월세를 요구하지 않도록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