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전월세 선진화 대책 발표됐지만 월세 세입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임대소득 노출을 꺼리는 집주인의 반대로 월세 소득공제는 물론 세액공제 전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토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연소득 5000만원 이하 월세가구는 354만가구에 달했지만 같은 해 국세청에 월세 소득공제를 신청한 가구는 3%에도 못미치는 10만가구에 불과했을 정도다.
'을'의 위치에 놓인 세입자 입장에서는 집주인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월세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해 세입자들에게 세금혜택을 더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책방향이 차질 없이 이행된다면 서민·중산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세입자가 월세 세액공제를 신청하면 집주인은 임대소득이 노출되면서 그 동안 부담하지 않아도 됐을(?) 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종전보다 월세를 올리거나,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도록 강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세입자가 지불한 월세비용을 세액공제 받으려면 임대차계약서, 월세납인증명서(계좌이체 확인서) 등 증빙을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집주인이 월세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도록 월세를 현금 납부토록 강요하는 부작용의 소지도 상존하고 있는 상황. 세입자들이 현금으로 월세를 낼 경우에는 증빙으로 현금영수증을 제출해야 하는데, 착한 집주인이 아닌 이상 영수증을 끊어줄 것이라는 기대는 접는 편이 낫다.
다만 집주인 동의가 없어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국세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으면 된다.
구체적으로 국세청 현금영수증 홈페이지(https://www.taxsave.go.kr)에 공인인증서로 로그인 한 뒤 '소비자'→'부가서비스'→'현금영수증 발급거부·주택월세 신고'를 클릭한 화면에서 월세 납부 내용을 기입, 임대차 시 작성한 계약서와 함께 첨부해 제출하면 된다.
현금영수증 발급거부에 대해서는 의무적 발급대상 포함여부에 따라 과태료 등이 부과되지만, 임대업의 경우 사업자의 신분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미발급대상이기 때문에 집주인이 과태료를 두들겨 맞거나 하는 일은 없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 관계자는 "임대업의 경우 사업자가 아닌 사람이 많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현금영수증 미발급대상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우편이나 서면을 통한 신고 방법도 가능하다.
현금거래 확인신청신고서를 작성하고 임대차 계약서 사본을 가지고 가까운 세무서에 신고하면 된다. 법 개정이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올해 월세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는 2014년 귀속분부터 적용된다.
국세청 전자세원과 관계자는 "월세로 지불한 금액에 대해서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못한 세입자의 경우에는 '현금거래 확인신청제도'를 통해 월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부분 월세 계약이 2년(최소 1년)인 점을 감안할 때 월세 계약이 끝난 뒤에 세액공제를 받아도 된다.
개정된 세법에 따르면 연말정산 시기에 맞춰 월세 소득공제를 신청하지 못했더라도 향후 3년 이내에 세무서에 소득공제를 신청하면(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활용) 세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경정청구를 통한 구제대책까지 마련됐다.
특히 제도가 바뀐 이후 뿐만이 아니라 공제 신청을 못하고 넘어간 지난 월세액도 돌려받을 수 있다. 가령 2011년 종합소득세신고 시 월세 소득공제 신청을 깜빡했다면, 2012년 연말정산에서 2011년 귀속분을 공제받고 2010년 귀속분에 대해서는 '경정청구'를 통해 환급받으면 된다.
다만 소득기준에 따라 공제대상이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2010, 2011년에는 연 소득 3000만원 이하 월세 세입자였고 2012년에는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여야만 신청이 가능하다. 2010년에서 2012년까지의 월세에 대해서는 오는 5월 말까지 신청하면 된다.
국세청은 관계자는 "3년 이내에 신청하기만 되기 때문에 월세 계약이 끝난 뒤에나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간 후에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집주인의 경우도 월세 소득에 대해서 자진 신고하는 편이 나을 전망이다.
월세로 벌어들인 소득을 신고하지 않다가 국세청으로부터 세금을 부과 받으면 세부담이 이전보다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집주인이 월세 소득을 신고하지 않다가 적발되면 10%의 신고불성신 가산세가 부과된다. 여기에 하루에 0.03%씩 납부불성실 가산세도 내야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집주인이 자진 신고할 경우 월세 소득은 다른 소득과 구분돼 분리과세 되므로 소득세 부담이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