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금탈루 빈번 '4대 분야' 중점 사후검증
사후검증 건수↓, 강도↑…효율성 극대화 초점
#. 제약업체 A사는 2011년 사업연도 결산 시 임직원이 사적, 접대용으로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금액을 복리후생비, 회의비 등 타계정에 분산 계상, 법인세를 신고했다. 국세청은 A사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중 유흥업소, 골프장, 상품권 등 구매내역과 해명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한 뒤 복리후생비 등으로 계산한 수 억원을 손금부인, 법인카드를 사용한 임직원의 상여로 처분하는 등 잘못 납부된 법인세를 단단히 추징했다.
#.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B사는 완성차 업체의 의뢰에 따라 세부 디자인을 위해 지출한 디자인 인력 인건비와 일반사무업무 직원 인건비 등에 대해 R&D세액공제를 적용해 법인세를 신고했다. 현행 법상 타인의 의뢰에 의해 발생하는 디자인 개발 비용은 고유디자인 개발비용으로 보지 않는다. 즉 R&D세액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인건비 지급내역 등을 제출받아 분석, 적용받았던 R&D세액공제액에 가산세 등을 붙여 세금을 추징했다.
법인세 신고․납부를 마쳤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국세청이 잘못된 신고․납부에 대해 ‘사후검증’이라는 장치를 통해 세금 추징 등 잘잘못을 가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법인들 입장에서 볼 때 성실신고는 쓰지만 참고 넘겨야 할 '약'이다.
설마, 하는 생각에 성실신고를 등한시 할 경우 큰 낭패를 보게 될 수 있다.
□ 말만 들어도 무서운 '사후검증' = 국세청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사후검증의 트랜드에 수정을 가한다는 방침이다. 큰 원칙은 납세자 부담 최소화를 위해 사후검증 건수를 전년대비 40% 가량 감축하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세금탈루가 빈번한 4대 분야를 선정, 중점적으로 사후검증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사후검증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인 셈이다.
아예 중점 사후검증 대상 4대 분야도 공개했다.
임직원들이 개인용도로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등 부당하게 기업자금을 유출한 혐의, 정규증빙 미수취 등 가공경비를 계상하는 혐의 R&D세액공제 등을 부당공제 또는 감면 받는 혐의, M&A 등 자본거래를 통해 교묘히 탈세를 하는 혐의 등 분야가 국세청이 정한 4대 분야다.
실제로 상당수 법인들이 친인척 등을 '유령직원'으로 올려놓고 실제로 지급하지도 않은 월급을 비용으로 처리해 세금을 줄이는 고전적인 꼼수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도 최근 이 같은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대대적인 기획분석을 실시, 법인세 수 천억원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카드를 미용실이나 룸살롱, 단란주점에서 개인 용도로 펑펑 긁어대는 행위는 소속된 회사에 해를 입히는 잘못된 행위다. R&D세액공제 등도 요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정부는 간소화된 R&D세액공제 신청서식이 부당감면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R&D세액공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의 투자 또는 비용발생 상세명세서를 제출하도록 서식을 개정했다. 개정 서식은 이번 신고·납부분부터 적용된다.
국세청은 또 가공원가 계상 방지를 위해서도 계정과목별 지출증빙서류 수취금액을 기재해 제출하도록 '지출증빙서류 수취명세서'를 신고서 부속서류로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형환 국세청 법인세과장은 이와 관련해 "불성실하게 세금을 신고한 법인에 대해서는 사후검증과 세무조사 등을 통해 반드시 탈루한 세금을 추징하고 높은 징벌적 가산세(부당과소신고 가산세 40%, 부당감면.공제 가산세 40%)를 부과할 것"이라며 "성실신고가 최선의 절세"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