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8000건 고객정보 유출…질병정보는 빠진 듯
은행·카드·보험 등 잇따른 사고에 당국 해명 급급
카드3사(KB국민, 롯데, NH농협)와 KT 등에서 잇따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며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보험사에서 유출사실이 다시 밝혀지며 불씨가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24일 금융감독원은 보험사 16곳에서 고객정보 1만8000건이 유출된 것이 인천남동경찰서 수사과 지능팀의 수사결과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금감원이 '보험사 30곳이 해킹을 당해 질병 정보 등 고객정보를 털렸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적극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금감원은 유출된 정보 대부분은 보험정보가 아닌 보험계약정보(고객명, 주민번호, 연락처 등)라며 오히려 보험사를 두둔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최근 금융분야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금융권의 개인정보 보호강화를 독려해온 금융감독당국의 입장을 고려할 때 실망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사실 개인정보 보호는 안전행정부 소관인데 금융당국이 힘이 없다 보니 KT 등 통신사 등에 비해 금융권의 정보유출이 다소 과도하게 알려지는 측면이 없지 않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번 보험사 정보유출과 관련 "수사당국은 유출경로가 보험회사 홈페이지 해킹을 통한 것은 아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지난주 수사당국을 직접 방문해 관련 사실에 대해 청취했으며 추후 수사당국과 협조해 필요시 대응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험사를 포함해 최근 3년간 금융권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11년에 한화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이 각각 15만여건, 175만건을, 같은 해 하나SK카드와 삼성카드가 9만7000여건과 80만건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있었다.
2012년에는 한국SC은행과 IBK캐피탈에서 각각 10만3000여건과 5800여건의 유출이 발생했고, 2013년에는 한국씨티은행(3만4000여건)과 메리츠화재(16만여건)에서 개인고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며 눈총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