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를 해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회사 장비를 도입키로 한 LG유플러스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즈와 독일 슈피겔은 전 NSA(미국가안보국) 직원인 애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기밀문서를 분석한 결과 NSA가 화웨이를 해킹해 기업 기밀과 경영진의 통신내용을 감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SA는 지난 2007년부터 샷자이언트라는 작전명하에 해킹을 시작했으며 2009년과 2010에는 산하 해커조직인 ‘특수접근작전실’이 화웨이의 본사 서버에 침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주로 제품에 대한 소스코드 분석을 통해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이를 경유하게 되는 이동통신 이용자들을 감시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찾아내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SA가 화웨이에 대해 스파이혐의를 거두지 않고 있는 이유는 회장인 런정페이가 지난 1970년대 인민해방군 엔지니어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제품에 백도어 탑재 등을 통해 중국 군 당국의 대외 첩보 활동을 돕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자국뿐 아니라 우방국 시장에서도 화웨이 퇴출시도를 계속해 왔다.
지난해 10월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대형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와 ZTE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이 악성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심어진 통신장비를 이용해 전시 미국의 안보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어 미국 정부는 부품을 포함해 장비 일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회사의 전 직원으로부터 입수한 내부 문건에 “화웨이가 중국 인민해방군의 사이버전쟁 부대에 특별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내용이 나온다”며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원 정보위원회 보고서 발표 후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는 ZTE와의 5년간의 제휴관계를 청산했다.
지난해 말 화웨이가 LG유플러스의 LTE망 구축을 위한 기지국 장비 업체로 참여한다는 소식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통신 감청을 우려하고 있다는 행정부 관리의 비공식적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지난 2012년 호주 정부에 압력을 넣어 광대역 인터넷 입찰에서 화웨이를 배제시킨 바 있으며 우리나라와는 ‘민감한 내용 교신에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맺도록 했다.
업계전문가는 “NSA 해킹의 목적이 무엇이든지 간에 정당하다고 할 수 없지만 미국 의회와 정부기관의 화웨이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과 감시가 결국 그 장비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