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사진 가운데)가 27일 오후 정보세종청사에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 현장건의 후속조치 계획'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외국기업과 외국투자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체계가 대폭 완화된다.
구체적으로 일정금액 미만인 중소 외국 및 외투법인에 대해서는 세무조사 비율을 축소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조달·연구개발(R&D)세액공제 등 기존 중견기업 지원정책의 보완을 추진, 세정상의 애로가 해소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가업상속공제 지원 대상과 규모를 중견기업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다만 부(富)의 세습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세제지원 혜택이 주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밖에 장기간 400달러로 동결됐던 해외여행객 면세한도를 상향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규제개혁장관회의 이후 일주일 만인 27일 오전 현오석 부총리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규제개혁 후속조치 계획을 확정하고 후속 조치를 즉시 추진하기로 했다.
□ "규제 풀어지니 세부담도 덜어진다" = 먼저 정부는 외국·외투기업에 대한 세정 지원도 국내기업과 차별 없이 맞추기로 했다.
매출 3000억원 이상 법인은 5년 주기의 정기순환조사 중심으로 세무조사를 운영하되, 비정기조사는 자제할 계획이다. 500억원 미만 중소법인에 대해서는 조사비율을 줄이기로 했다. 조사선정 대상이나 조사방법·절차 등을 표준화된 매뉴얼에 맞춰 공정하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에 대한 세정상의 애로도 해소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졸업과 동시에 지원이 줄어들고 세제·규제부담이 증가해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규제부담을 줄여달라는 업계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이에 조달·연구개발(R&D)세액공제 등 기존의 중견기업 지원정책의 보완을 추진할 방침이다. 매출 2000억원 이하로 중소기업으로 정해졌던 조달참여 조건과 매출 5000억원 이하 기업의 R&D 세액공제 지원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벤처, 창업시 연대보증면제 민간확대 건의에 대해 정부는 기은·산은 등 정책금융기관부터 연대보증 면제제도를 우선 도입하고 이후 시중은행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은행들의 기술력 등에 기반한 대출심사능력을 제고하고 기술신용평가를 바탕으로 하는 대출관행을 확산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테마파크나 놀이공원에서 일반 화물차를 푸드트럭으로 개조해 음식을 파는 푸드트럭 영업이 가능해진다. 정부가 자동차 구조변경을 확인할 수 있는 자동차 등록증을 영업 신고시 확인한 후에 푸드트럭 영업을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제도시행 후 음식 안전이나 위생,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해 보완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활성화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막혀 있는 튜닝규제는 승인대상을 축소하는 방법으로 완화된다. 가령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조등을 제외한 나머지 등화장치는 승인을 면제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전자금융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5월 중 내·외국인 모두 공인인증서 없이 전자상거래가 가능하도록 전자감독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고 액티브X가 필요 없는 쇼핑몰을 구축하기로 했다.
□ 해외여행객 면세한도 상향에는 '물음표'…수술대기 중인 과제는? = 정부는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등 과도한 규제에 대해서 완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분간 제도개선이 어렵거나 당장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과제도 함께 내놨다.
먼저 해외여행객 면세한도를 상향해달라는 요구다.
국민소득 증가, 물가상승을 반영해 장기간 400달러로 동결됐던 해외여행객 면세한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정부는 면세한도 인상은 없다는 단호한 태도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면세범위 확대 효과 및 해외여행자 면세품 구매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면세한도 조정여부를 연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400불 면세한도에 대해서 여러 가지 갑론을박이 있다. 한쪽에서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높여달라는 것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해외여행객들에 대한 편의를 봐주는 것이 아닌가라는 장단점이 제기되고 있다"며 "세법개정안 반영을 목표로 검토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중소·중견기업이 가업승계를 할 때 가업상속공제 세제지원을 대폭 확대해달라는 건의에는 당분간 제도개선이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부의 세습'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가업승계 확대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제혜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영국과 일본 사례와 같이 우리나라도 개인종합자산 관리계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건의도 나왔다. 단일계좌에 여러 장기저축상품을 담고 계좌 내 발생소득에 대해 통합 세제혜택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는 현행 과세체제를 고려해 연말까지 제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인천 내항 재개발 정책을 재고해달라는 건의에 대해서는 지난해 5월 단계적으로 시민에 개방하고 재개발을 추진하기로 이미 발표한 만큼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정부는 재개발로 인해 항만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대체부두 조성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