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올해 초를 전후해 현직에서 물러난 전직 국세청 고위직 출신자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제2의 인생 여정길에 올라 국세청 안팎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직서를 내고 명예퇴직한 인물들은 이종호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이승호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임창규 전 광주지방국세청장, 신세균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등 4명. 일정한 시차를 두고 제갈경배 전 대전지방국세청장과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이 사직서를 내고 '자유인'의 신분이 됐다.
당초 세무대리 시장에서는 이들을 영입하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졌다는 후문. 특히 공직자윤리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법무.회계법인 등의 경우 퇴직 후 2년 동안 재취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의 행선지는 중형 이상의 세무법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이들은 모두 기존 세무법인 또는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는 것으로 인생항로를 잡았다.
'영입대상 0순위'로 뜨거운 인기를 모았던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은 기존 세무법인이 아닌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 오는 15일 서초동 인근에 '세무법인TnP(TAX n PEOPLE)'를 설립할 예정이다.
자신과 뜻을 함께하기로 한 후배 세무사들을 공격적으로 영입,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임창규 전 광주국세청장은 김영환 전 역삼세무서장이 대표로 재직 중인 세무법인 리앤케이에 자리를 잡았다. 법인세 분야 신구 권위자들이 한데 뭉친 셈. 임 전 광주국세청장은 법인세법과 관련한 서적 집필 활동도 병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호 전 중부국세청장의 경우 세무법인이 아닌 개인세무사무소 형태의 개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제갈경배 전 대전국세청장과 신세균 전 대구국세청장도 중형 세무법인에 합류, 제2의 인생길을 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해 현직에서 물러난 조현관 전 서울국세청장과 올해 초 물러난 박종성 전 조세심판원장은 국내 5대 세무법인으로 꼽히는 이현세무법인과 광교세무법인에 각각 둥지를 틀었으며 최근 세우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하종화 전 대구국세청장 또한 지난 3일 세무법인 두리 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난해 국세청장직에서 물러난 이현동 전 국세청장도 개인세무사무소 오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