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朴대통령, 거짓말‧약속파기 정치 끝내야"
황우여 "삼권 분립…무공천, 대통령이 책임질 사안 아냐"
청와대가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7일 새정치연합은 북한 무인정찰기 논란을 고리로 다시 한 번 청와대를 압박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삼권 분립’을 거론하며 대선공약 파기에 대통령의 책임이 없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 안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무인정찰기 발견과 이에 대한 국방부의 거짓말 논란을 지적, "안보무능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과의 회동 제안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기초선거 공천폐지 입장과 민생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는데, 이제 안보문제까지 논의할 의제가 생겼다"고 압박했다.
안 대표는 경기도 파주와 인천시 백령도, 강원도 삼척 등에서 무인정찰기가 발견된 것을 거론하며 "안보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우리 군의 항공망에 구멍이 뚫렸다. 6개월 사이 무인항공기 추락이 드러난 것만 세 차례"라며 "얼마나 많은 무인기가 수백 회, 수천 회 드나들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 항공기는 대한민국 항공망을 거침없이 뚫고 청와대 상공까지 침범했다"며 "삼척과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는 군이 아닌 일반인의 신고로 알게 됐다. 안보무능 정권이라 불러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범정부 차원의 안보태세 점검과 조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답변을 기대하겠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오늘은 박근혜 대통령의 (회동)응답을 기다리는 마지막 날"이라며 "대통령과의 만남을 제안하면서 응답 시한을 정할 정도로 침묵이 정치를 지배하고 불통이 정국을 압도하는 대한민국에서 민주정치가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에게는 침묵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국민의 요구에 성실히 응답할 책임과 의무가 있을 뿐이다. 의제는 박 대통령이 대선 때 약속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다. 대통령은 더 이상 이 문제를 빗겨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선거에 이기기 위해 공약을 파기하는 거짓말 정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하는 약속파기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며 "약속을 지키는 자가 손해보고 어기는 자가 이익을 보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이 두 개의 규칙으로 선거를 치른다면 약속파기, 공정선거 부정, 헌정파괴의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기초선거 공천폐지 공약 철회에 대한 박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한 회동 제안에 대해 "적절치 않은 요구", "협박정치"라고 맞섰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순수한 정당개혁, 국회개혁 문제의 경우 3권 분립 원칙에 따라 대통령이 책임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새누리당의 정당개혁 문제도 당정 분리 원칙에 따라 대통령이 지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대통령은 선거에 관한 한 엄정 중립을 지키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적, 정치적 언행을 극도로 자제해야 하는만큼 정당법이나 선거법 개정에 관해 의견을 밝히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고, 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대통령의 사과는 더더욱 적절치 않은 요구"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여야가 토론과 협의를 통해 최선의 결과를 찾아보고 그 결과에 따라 각 당이 정치적 책임을 지면 족한 것이다. 각 당이 자신의 길을 정해서 실천한 뒤 국민 앞에 평가받으면 된다"면서 "이제 여야 모두 공천 논쟁을 매듭짓고 국민을 위한 정책 대결을 하자"고 제안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안 대표를 향해 "선거의 룰을 두고 대통령에게 시한을 정해놓고 '협박 정치'를 하는 게 과연 우리나라 제1야당이 지향하는 새 정치인 것인지 안타깝다"며 "당내 엄청난 반발을 무시하고 기초선거 '무공천'을 고집함으로써 정치적 사면초가에 처한 두 대표가 위기 탈출을 위해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는 것으로 이는 뻔히 보이는 얕은 수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기초공천 문제가 설사 대선 공약이었더라도 이 문제는 행정부가 아니라 입법부의 영역이고 정당이 정할 일"이라며 "여당 지도부는 다 무시하고 대통령과 담판을 짓자는 것인데, 대통령의 선거 개입을 요구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박 대통령이 책임질 사안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문제를 두고 파트너인 여당을 무시하는 오만을 중단해주기 바란다"며 "모든 문제를 여당을 건너뛰고 대통령과 논의하겠다는 것은 야당 스스로 국회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제왕적 총재 시절에나 있었던 구태 정치"라고 힐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