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제과‧음료업계의 가격인상이후 최근까지 시차를 두고 식품가격의 무더기 인상 등 기업들의 가격인상 행태가 암묵적 담합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이덕승) 물가감시센타는 15일, 기업의 최근 가격인상 행태를 분석한 결과 업계의 암묵적 가격담합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어 협의회는 작년 말부터 시작된 제과‧음료업계의 가격인상이 패스트푸드, 화장품, 서비스 업계까지 번지고 있으며, 동종업계 내에서 가격인상의 시기‧인상률‧금액을 동일하게 발표함으로써 기업들은 가격인상으로 인한 리스크를 배제함과 동시에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과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례 분석결과, 점유율 1위 업체부터 가격을 인상하면 2~3위 업체는 평균 39일내 잇따라 올렸으며, CGV와 롯데시네마의 경우는 인상시기·인상방식·인상금액·최종가격 모두 동일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제과업계에서 4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롯데제과가 지난해 10월 가격인상을 발표하자 롯데외 주요 제과 4사는 모두 3개월 내에 잇따라 10% 내외로 가격을 인상했다.
음료업계 또한 1~2위 업체인 롯데칠성음료과 LG생활건강이 40일 간격으로 가격인상을 발표했고, 특히 코카콜라(LG생활건강)와 펩시콜라(롯데칠성음료)는 각각 6.5%, 6.6%로 가격인상률까지 거의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2D영화 관람료를 25일 간격으로 1000원씩 인상해 주말 일반2D 관람료를 동일하게 1만원으로 책정하여 인상시기, 방식, 인상금액, 최종금액 모두 동일하게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화장품 1‧2위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지난달 1일부터 화장품 가격을 동시에 인상하였으며, 지난 2월 14일 롯데리아의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38일내에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협의회, “정부도 다소비 생필품목의 담합행위를 더욱 철저히 조사해야...”
협의회 관계자는 “업계의 이러한 행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지난해에도 밀가루(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사, 동아원)와 장류(CJ제일제당, 대상, 샘표식품)가격이 1~2월 내에 모두 인상되었으며, 8~9월에는 원유가격연동제 시행을 빌미로 모든 유업체가 흰우유 1L 기준 200원~220원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담합 행위는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로 시장경제 원리를 해칠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실추와 소비자의 외면을 초래하는 등 부메랑이 되어 기업에게 되돌아갈 것”이라며 “기업은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통해 소비자와의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
또 협의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해 “생필품에 대한 담합행위를 엄정하게 규제할 것을 공언하고 있으나, 아직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비슷한 시기, 비슷한 인상률, 비슷한 가격 인상을 보일 경우, 담합의 여지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 규제 당국으로서 물가안정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