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이미 최하위 등급이라 더 내려갈 곳 없어"
고객정보 유출로 인해 일부 영업정지를 당한 농협은행이 민원발생 평가에서 3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아울러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초기부터 강력히 주문한 보험관련 민원도 되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우려가 가중된다.
금감원은 '2013년 금융회사 민원발생 평가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민원평가는 은행, 카드, 생명보험, 손해보험, 금융투자, 저축은행 등의 권역별로 실시되며, 평가결과에 따라 각 금융사는 1등급에서 5등급으로 분류된다.
은행권의 경우 농협은행과 국민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최하위 평가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특히 농협은행의 경우 3년 연속 최하위, 5년 연속 하위등급(4등급 이하)에 머물러 있어 빈축을 샀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보호 소홀로 인해 기관경고나 대표이사 문책경고 이상의 제재조치를 받는 경우 한 계단 하향조정된다"면서 "농협은행은 고객정보 유출로 인해 카드부문 3개월 영업정지를 받았지만 이미 5등급이라 등급하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미 최하위 등급을 받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갈 등급조차 없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전자금융사기 등 관련 피해 증가로 민원이 14.5% 증가해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갔다.
최수현 금감원장이 강력히 주문한 보험권의 민원감축도 실패하는 모양새다.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전년보다 5.8% 증가한 2만1540건, 손해보험은 1.0% 늘어난 2만3230건의 민원이 각각 접수됐다.
최하위 등급을 받은 보험사로는 알리안츠·에이스·우리아비바·ING·PCA생명과 롯데·AIG손보, ACE아메리칸화재가 꼽혔다. 주로 외국계 보험사들의 민원감축 노력이 미진했던 셈이다.
금융투자 업계의 경우 '동양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동양증권과 관련된 민원이 대량으로 발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라 관련 금융투자 상품을 판매한 동양증권의 민원이 급증해 업권 전체 민원이 크게 증가했다"며 "전년도 5등급이었던 동양증권 및 동부증권은 투자상품 불완전판매 등의 민원 증가로 최하위 등급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금감원은 금융권의 민원발생 여지를 줄이기 위해 민원발생 평가제도를 대폭 손질할 예정.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 꺾기, 리베이트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가 적발될 경우나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한 금융회사에 대해 평가 시 불이익을 줌으로써 금융사고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평가등급을 해당 금융사 홈페이지 첫 화면에 3개월 간 공시하도록 해 소비자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