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소비 및 관련 서비스업의 활동이 침체된 분위기다.
전반적인 소비 흐름을 나타내는 신용카드 사용규모가 세월호 사고 이후부터 둔화세가 뚜렷하며, 레저·요식·숙박업 등 관련 업계는 계약취소에 따른 매출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 등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취약업종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는 대책을 꺼내들었다. 초점은 세월호 사고에 따른 피해우려업종의 중소업체에 맞췄다.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운송·숙박업체 등에 대해 운영자금을 저리융자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을 영위하는 사업체 등이 신청할 경우, 종합소득세·부가가치세를 최대 9개월까지 납부기한을 연장하는 등 세제혜택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앙·지방정부의 상반기 재정집행 규모를 확대해 경기회복세가 강화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9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민-관 합동 '긴급민생대책회의'를 개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경기동향에 대한 선제적 보완방안'을 확정·발표했다.
□ 세월호 여파, 소비 침체분위기 '계속' = 정부는 세월호 사고 이후 속보지표 및 현장경기를 점검한 결과, 소비 및 관련 서비스업의 활동이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소비 흐름을 나타내는 신용카드 사용규모가 세월호 사고 이후부터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둔화업종 신용카드 승인 규모를 살펴보면 레저업은 골프장, 골프연습장, 노래방 등을 중심으로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요식업의 경우 일반음식점의 매출 증가세 둔화, 유흥주점업 매출 감소세 전환 등에 따라 전체 요식업 증가세가 12.7%에서 7.3%로 둔화됐다.
문회시설 이용도 줄었다. 주말 영화관 관객 수, 놀이공원 입장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수학여행 금지 등 조치로 총 5476건, 18만8000명 규모 관광이 취소돼 276억원 규모 업계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관련업계 현장 분위기도 침체되긴 마찬가지. 외식자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각종 행사 및 회식이 취소되어 업체 매출이 감소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도 상인 및 소비자들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영업 및 판매가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전통시장도 설명절, 신학기 개학 등으로 3월까지 개선흐름을 보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시장 평균 매출이 20~30% 정도 감소했다는 전언이다. 또 사고발생 지역인 진도는 어업과 관광업, 소상공인 전반에 피해가 발생했으며, 안산지역도 회식유관업 매출 50% 이상 감소, 지역공단 생산 활동 차질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다.
□ "피해 우려 업종, 재정, 금융 지원 늘린다" = 이렇듯 세월호 사고에 따른 심리 위축이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정부는 최근 경기상황에 대한 선제적·적극적 대응을 통해 경제심리 위축을 방지하고, 민생경제 회복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우선 피해우려업종의 중소업체에 대한 기금·세정 등 재정지원이 추진된다. 구체적으로 관광진흥개발기금을 통해 세월호 사고이후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운송·숙박업체 등에 대해 15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저리융자(기준금리 2.25%, 2년 거치 2년 상환)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피해우려 업종의 사업체 등이 신청할 경우, 종합소득세·부가가치세를 최대 9개월까지 납부기한 연장을 추진하고, 현재 체납액이 있는 경우 체납처분 집행을 최대 1년까지 유예시키기로 했다.
고용유치조치(휴업·휴직·훈련)에 대한 지원요건도 완화,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휴업·휴직수당 및 훈련비를 지원한다. 피해우려 업종 경영난에 따른 근로자 고용조정 가능성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에 1개월 이상 휴업·휴직을 실시하고 휴업·휴직수당을 지급한 사업주에게 수당의 2/3 지원한다는 것.
피해우려업종의 중소기업 자금애로도 덜어준다. 기업은행을 통해 기존대출 만기연장(1년 이내) 및 원리금 상환 유예, 업체당 최대 3억원까지 저리자금 대출(300억원 이내, 금리 최대 1%p 인하)을 지원하기로 했다.
피해우려업종 소상공인에 대해 최대 300억원 규모의 특별자금 공급 및 저리융자로 지원한다. 지역신보를 통해 업체당 최대 5000만원까지 보증료·보증비율을 우대하는 특례보증 지원을 실시한다. 총 보증한도는 1000억원 이내이며, 보중비율은 100%, 보증료율은 연 0.5%다.
□ 피해지역 어민·영세사업자 지원 강화…재정집행 규모도 늘려 = 기름유출과 구조지원 등으로 조업피해를 겪은 어업인과 사고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피해지역 영세사업자 등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납부기한이 도래한 부가가치세의 경우, 안산시·진도군 소재 모든 사업자에 대해 신고·납부기한을 3개월까지 일괄 연장하기로 했다. 또 종소세, 부가세에 대한 납부기한 연장도 최대 9개월로 까지 늘리며, 체납처분 집행도 최대 1년까지 유예시키기로 했다.
또한 9150억원 규모로 설정된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안산·진도 지역에 우선 지원하기로 했으며, '현장금융지원반'을 설치해 피해를 입은 어업인 및 중소기업 등의 금융애로 해소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경기회복을 위한 보완책으로 경기 상황을 반영해 공공부문 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2/4분기 재정집행 규모를 확대해 상반기 집행규모를 당초 목표보다 7조8000억원 수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방정부의 상반기 재정집행 목표도 중앙정부 수준과 동일하게 상향 조정(55→57%)한다. 공공기관 투자는 하반기 투자(24조1000억원) 계획을 당겨 집행하기로 했다.
정책금융 공급도 상반기 조기 집행한다. 정부는 연간목표 대비 60% 될 수 있도록 2/4분기에는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1/4분기 집행률은 24%, 2/4분기는 36%로 설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아직 공고하지 못한 가운데 대내외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경기 여건과 대내오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해 필요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