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도시를 그리며 찾아왔네…머나먼 길을 찾아 여기에 꿈을 찾아 여기에. 괴롭고도 험한 이 길을 왔는데..."
'가왕(歌王)' 조용필의 노래 '꿈'에 나오는 가사입니다. 꿈을 이루고자 도시에 찾아온 젊은이들의 애환을 그린 곡인데요.
도시의 본래 기능은 분업의 고도화입니다. 도시는 고도화된 분업시스템을 통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는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이들이 도시로 모여들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도시의 본래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구획개선과 교통망 정비 등의 노력이 필요한데요.
이 과정에서 정부는 개인 소유의 부동산을 강제 매입하고 그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합니다. 이를 공공수용이라고 하는데요.
현행 부가가치세법에서는 개인이 공익사업을 이유로 부동산을 양도하고 보상금을 받은 경우를 '재화의 공급'으로 보고 부가가치세를 과세하고 있습니다. 다만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이를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데요.
다음은 부동산의 강제수용 시 이를 ‘재화의 공급’으로 볼 것인지를 놓고 조세심판원이 판결한 사례입니다.
□"철거를 조건으로 양도했는데 웬 과세?"=2010년 9월 A법인은 B정비사업에 따른 강제수용을 이유로 B정비사업조합에 Y건물을 양도했고, 그 대가로 받은 보상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과세관청은 A법인의 양도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인 재화의 공급에 해당한다고 보고 2013년 9월에 양도 당시를 기준으로 한 부가가치세를 과세했는데요.
이를 납득하기 어려웠던 A법인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수용절차에 있어서 수용대상인 건물의 소유자가 건물을 철거하는 조건이라면 이를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다"며 "B정비사업은 건물이 아닌 토지만 필요로 하고, B정비사업조합이 사전통보없이 강제철거해 철거할 기회가 박탈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A법인의 재무상태표 상 Y건물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매입 당시 이미 납부한 것"이라며 "매입세액 공제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 건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는 것은 이중과세다"라며 항변했습니다.
이에 과세관청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해당 재화를 철거하는 조건으로 보상금을 받으면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다고 하고 있지만, 이 경우에는 A법인이 철거한 후에 양도한 것이 아니고 철거 전에 수용되어 소유권이 B정비사업조합에 이전됐다"며 과세근거를 밝혔습니다.
□심판원 "철거를 조건으로 한 양도 아니다"=하지만 심판원은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심판원은 "2010년 12월 30일 개정되기 이전의 구 '부가가치세법' 제6조 1항 4호에 따르면 '재화의 공급'은 '공매·경매·수용·현물출자 기타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원인에 의해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4항에서는 해당 재화를 철거하는 조건으로 그 대가를 받는 경우에는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어 "A법인은 B정비사업조합에게 Y건물을 철거 또는 철거를 조건으로 양도한 것이 아니므로 이는 '재화의 공급'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과세관청의 처분은 잘못이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4전1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