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소득세를 신고하기 위해 일선 세무서 전자신고창구에 대기 중인 내방납세자들.
내달 2일 종료되는 '2013년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도 어느새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일선 세무서는 어느 해와 마찬가지로 전자신고창구를 찾은 내방납세자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루고, 직원들은 몰려드는 납세자들을 상대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많게는 하루 1000명에 달하는 내방납세자들을 30여명에 불과한 직원들이 상대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노란 어깨띠를 두른 앳된 얼굴의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아르바이트생 등이 투입되어 신고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몇몇 세무서에서는 세무대리인들이 무보수로 신고창구에서 일손을 돕는 '훈훈한' 광경도 펼쳐지고 있다.
한 일선 세무서 과장은 "전자신고창구를 잠시도 비울 수 없어 점심식사는 교대로 하고 있다"며 "올해는 그래도 봉사의 손길이 많아 예년보다 수월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소세 전자신고창구는 주말에도 쉴 틈이 없다. 내방납세자수에 따라 상황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일선 직원들은 주말도 반납한 채 신고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한 일선 직원은 "지난주에는 방문자가 하루에 8~900명 정도였지만, 이번주는 1000명 이상으로 늘었다"며 "지난 주말에 이어 이번 주말에도 창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름이 무색한 '신고 안내문'…"
더워진 날씨만큼이나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공인인증서 발급, 홈택스 아이디(ID) 개설 등 모든 것을 직원들이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는 납세자들의 태도다.
컴퓨터 사용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고령자, 영세사업자들뿐만 아니라 스스로 홈택스를 이용해 신고할 줄 아는 납세자도 세무서에 찾아와 직원에게 신고를 부탁하기 때문에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는 것.
◆…전자신고창구를 찾은 납세자들이 계단까지 줄지어 있다.
일선 세무서 관계자는 "전자신고를 할 줄 알아도 스스로가 못미더워 세무서 직원이 대신해 주기를 바라는 납세자들이 많다"며 "배송된 신고 안내문을 뜯어보지도 않고 그대로 갖고 오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고는 납세자의 의무지 세무서에서 할 일은 아니지만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영세사업자나 노인들을 위해 전자신고창구가 운영되고 있다"며 "부탁을 거절하면 돈을 들여 세무대리인을 고용하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고를 대신해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세무대리인을 고용할 여력이 있는 납세자나 스스로 전자신고를 할 수 있는 납세자들은 될 수 있으면 전자신고창구를 이용하지 않는 게 창구를 운영하는 취지에 부합한다. 납세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제대로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어차피 영세사업자들은 세무서에서 납부 세액을 산출해주기 때문에 세액이 적은 납세자는 납부 세액을 고지하는 고지제를 도입하면 납세자와 직원들이 서로 편해질 것"이라는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업무 가중시키는 '스마트폰 신고' 기피증
신고기간이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내방납세자들이 많아지는 것은 신고의 종류를 불문하고 마찬가지.
올해 종소세 신고 역시 현재 1시간여를 넘게 기다려야 하는 세무서가 있을 정도로 내방납세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고기간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내방납세자도 급증하고 있다. 한 일선 직원은 "1시간에서 많게는 2시간까지 대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다림 때문에 직원들은 세무서 벽면에 스마트폰 신고·납부방법을 안내하는 벽보를 붙여놓고 대기 중인 납세자들에게 직접 스마트폰 신고를 권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권유를 받아들이는 납세자는 많지 않다.
스마트폰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 때문이다.
일선 세무서 직원의 말에 따르면 신고창구에 방문하는 주된 연령대는 고령층. 스마트폰으로 세금을 신고한다는 것에 기본적으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신고 막바지에 오면서 현재 전자신고창구 대기시간은 보통 1~2시간 정도"라며 "대기 인원이 많기 때문에 대기하는 납세자에게 5분이면 해결되는 스마트폰 신고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층은 비교적 권유를 잘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서하기 때문에 방문자 적체 해소에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해킹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익숙하지 않아서 인지, 스마트폰 신고를 꺼리기 때문에 권유를 해도 거부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