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中企·PB·디지털뱅킹 등에 영업력 집중키로
은행위주 영업…저축은행·캐피탈 등 과감히 정리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새 수장을 맡은 아제이 칸왈 은행장(사진)이 향후 경영방향에서 위안화 비지니스, 중소기업 지원 등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또 동북아시아에서 한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선택과 집중을 보다 확실하게 진행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아제이 칸왈 한국SC은행장은 29일 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이 동북아시아 총괄본부가 된 것은 SC그룹 내에서 한국이 더욱 큰 역할을 담당함은 물론 고객과 직워들에게도 더 큰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는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고객중심의 8개 지역본부로 새롭게 조직을 재편하면서 한국을 일본, 몽골과 함께 소속된 동북아시아 총괄본부 역할을 맡기고, 지난 4월 1일 취임한 자신에게 총괄본부 CEO 임무를 부여한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아제이 칸왈 행장은 "SC그룹이 가진 70여개국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세계시장에서 체득한 경험들을 최대한 활용해 한국 고객들의 세계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가 제시한 키워드는 위안화 비지니스, 중소기업 지원, PB(프라이빗뱅킹), 디지털뱅킹이다.
그는 "홍콩이나 대만 등에서 거둔 위안화 비즈니스의 성공사례와 국제적인 위안화 리더십을 활용해 한국의 위안화 허브 구축 전략에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며 "대만 CEO로 재직할 때 실제로 위안화 시장이 발전하고 성공하는 모습을 경험할 수 있었으며 한국과 중국의 교역 현황을 봤을 때 위안화 비즈니스는 SC은행이 집중해야할 중요한 분야다"고 강조했다.
현재 SC은행은 홍콩, 싱가폴, 대만, 영국 등에서 역외 위안화센터 구축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중국농업은행과 제휴해 위안화 결제 솔루션을 선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커머셜기업금융총괄본부를 통해 중소기업 지원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조직개편을 통해 커머셜기업금융총괄본부를 만들었는데 이는 중소기업 지원을 보다 세련되고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다"며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SC그룹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객자산운용 측면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아제이 칸왈 행장은 "SC은행을 소매, 부유층 고객, 기업고객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객군에 통용되는 '신뢰받는 자산 관리 전문가'로 만들 것"이라며 "2016년까지 웰스 매니지먼트(Wealth Management) 부문 수익을 2배 이상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고 공언했다.
비대면거래의 중심에 있는 디지털뱅킹의 강화도 다짐했다.
그는 "한국은 디지털 산업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디지털뱅킹의 선두주자인 만큼 증가하고 있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대한 고객들의 활용 추세를 어떻게 적극적으로 은행거래에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금년중 대출서비스까지 모바일로 탐재한 태블릿 뱅킹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아제이 칸왈 행장은 한국의 동북아 총괄본부 역할과 관련 "SC그룹이 한국의 전략적 위상과 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한국에서 성장하기 위해 이곳에 있는 것이다"며 일부에서 제기된 철수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또 그는 영업점 축소에 대해 "인근 점포를 통합하는데 있어 세심하게 살펴보고 있으며 현재 계획하고 있는 것에서 추가적으로 늘어난다거나 하는 것은 없다"면서도 "그렇다면 그 이후에는 어떤 계획이 있냐와 관련해서는 심플하게 답을 할 수 있는데 시장상황과 고객의 니즈를 보고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재 SC은행은 노조와 점포통합 관련 협의를 통해 최대 50개의 점포를 통합키로 한 바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지난해말 기준 343개 지점에서 최대한 줄일 경우 292개 지점까지 감소하게 된다.
그는 디지털뱅킹의 역량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디지털뱅킹의 모델은 다양하게 나와 있으며 고객 상담에서 실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며 "중요한 포인트는 디지털과 물리적인 인프라가 공존하는 것이며 고객들에게 최선의 버전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제이 칸왈 행장은 한국 내 역량을 키운다고 하면서 지점수와 시장지배력이 점차 약화되는 게 상충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저희는 은행업을 확대하는 목표를 갖고 있고 축소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캐피탈과 저축은행이다"며 "올해는 도전적인 한해가 될 것이며 여러가지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은행 위주의 영업을 통해 사실상 지주체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호한 답변으로 여지를 남겼다.
그는 "한국에서 전략적 방향에서 생각했을 때 캐피탈과 저축은행에 대한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인수주체를 찾는 중이며, 자회들과 어떤 지배구조로 가는 것이 효과적이냐는 당장 답이 나와 있지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