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KB금융사태의 고파(高波)를 지난 금융권의 시선이 삼성그룹과 NH농협금융지주로 향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삼성SDS의 상장 예정소식을 알린데 이어, 지분구조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
이와 더불어 우리투자증권과 그 계열사를 공식인수하게 된 농협금융은 기다렸다는 듯 자회사 대표 인선에 나서며 증권가의 이목을 이끌었다.
□ 에버랜드 상장 소식에 증권가 '시선집중' = 삼성에버랜드가 상장계획을 내놓으면서 침체된 증권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일 에버랜드는 이사회를 열고 내년 1분기 중으로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삼성그룹은 현재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뤄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에버랜드가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 평가되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장 예정인 삼성SDS와 에버랜드의 시가총액이 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이 1200조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두 기업의 상장만으로도 시장규모가 2.5%가량 커지는 셈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시장분석팀장은 "대형 비상장 회사들이 코스피에 편입되면 그에 해당하는 거래량도 늘게 된다"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편성과정에서 자사주나 계열사 매각 등이 이뤄지면서 발생하는 수수료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에버랜드의 기업공개가 보다 투명한 자본시장을 만드는 데 일조할 것으로 분석된다.
류 팀장은 "그동안 주주가치 보다는 지분가치에 관심이 많았던 기업들도 효율화를 추구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에버랜드의 상장이) 순기능이 많다"며 "기관이나 대형투자자의 편입비중이 늘다보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와 관련된 이슈들이 더 많이 시장에 전달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농협, 우투증권 패키지 통합작업 '개시' = 농협금융이 정부로부터 우투증권 패키지 인수 승인을 받았다. 농협금융은 곧바로 새로 편입된 계열사 대표 선임에 착수하는 등 통합 후속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개최해 농협금융에 대한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자회사 편입 및 우리선물의 손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의 자회사는 7개에서 10개로 증가하게 될 예정. 또 기존 254조5000억원이었던 총자산이 통합 이후 290조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농협금융은 이달 중으로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우투증권 및 계열사 지분을 취득하고, 자회사 통합 추진조직(PMI)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통합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그 첫 단계로 우투증권 계열사들에 대한 대표이사 선임 작업이 실시됐다.
농협금융은 법정공휴일인 지난 4일 우투증권 대표이사에 김원규 현(現)대표를 유임했으며, 우리아비바생명은 김용복 전(前) 농협은행 부행장, 우리금융저축은행은 김승희 전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을 각각 내정했다.
이번에 내정된 대표이사 후보자는 이달 말 각 회사별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