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의 겉모습은 금융이지만 사실은 복지 정책의 성격도 지니고 있습니다. 금융회사가 위험부담을 안으면서 돈을 빌려 주는 것을 금융의 논리로만 접근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동안 복수의 서민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연체율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서민금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소득이 적고 신용 등급이 낮은, 실제로 우리 사회의 약자라고 할 수 있는 계층이다.
이들이 자금난에 부딪쳤을 때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제도권 금융이 바로 서민금융이다. 만일 서민금융이 없으면 고금리의 사금융, 불법 사채시장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서민금융을 바라보는 인식의 수준은 그 사회의 성숙도를 나타내는 것과 같다. 서민금융기관 문을 두드리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마음도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어떠한가. 연체율이 높아지면 제대로 관리를 못한 것을 탓한다.
금융 당국의 입장에서 볼 때 금융기관과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니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서민 전용 대출인 새희망홀씨의 은행별 연체율을 공개하거나 영세 자영업자 대출 미소금융의 연체율이 높은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잘못됐다.
물론 좋은 제도라도 이를 악용하려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심사 후 자금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정책적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만일 '꼭 갚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에게만' 돈을 빌려 준다면 서민금융의 취지는 퇴색된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고용노동부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며 금융과 복지를 융합하려는 정책은 매우 발전적인 현상으로 보여진다.
대출에서 그치지 않고 경제적 약자의 취업과 자활을 지원하는 것이 사회의 잉여 인력을 노동 인력으로 전환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금융은 기본적으로 신뢰의 산업이고 이 신뢰는 공급자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적용돼야 하지만, 서민금융을 조금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인식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