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할 게 있나'에 "아베를 총리로 모실 수 없어"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과거 반민족적 망언과 관련해 "사과할 게 있느냐", "오해"라고 사과를 거부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야권은 일제히 반발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지명철회, 대국민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12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 후보자를 성토하며 인사청문회 거부까지 예고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12일 국회 본회의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를 보면 국정운영 방향을 알 수 있다"며 "식민지근대화론 발상과 위안부에 대한 사과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일본 아베총리 정부가 하는 말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안 대표는 문 후보자가 제주 4.3사건을 "공산주의 폭동"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고 제주도민을 모욕하고 훼손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이런 인사를 세월호 참사 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엄중한 시기에 후보자로 내세우나. 대통령은 양극단 사회에서 중심 잡는 균형추 역할을 해야하는데, 소통과 통합을 이끌 대통령이 불통과 분열의 불씨 역할을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총리와 국정원장 후보자 인선을 보면 대통령의 고집과 불통이 건재함을 확인한다"며 "특히 총리 후보자의 친일 반민족적 역사관과 국가관은 국민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청와대 인사검증은 무난히 통과했을지 몰라도 국민 인사검증은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문 후보자의 발언은 헌법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다. 헌법 전문은 3.1운동과 상해 임시정부 법통을 잇고 4.19혁명의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밝히고 있다"며 "독립운동과 민주주의는 대한민국 정체성이다. 총리 후보는 헌법체제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자신의 망언에 대해 사과할 뜻이 없다고 하는데, 이제 대통령이 답을 해줘야할 때"라며 "더 이상 국민들의 가슴에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고 거듭 지명철회를 압박했다.
독립운동가 이시영 선생의 종손인 이종걸 의원도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일제 강점기는 우리 민족이 징용으로 각종 피해를 당한 사람이 700만 명이고 죽임 당한 사람만 100만 명이다. 그 때 당시 서울시 인구가 50만 내외인데, 지금 1000만을 산술 비교하면 2천만 명을 죽인 일제"라며 "아베를 총리 후보자로 모셔올 수 없다. 너무 지나치다"고 성토했다.
이어 "스스로 사퇴하는 게 옳지만 새정치연합이 인사청문회를 거부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인 김상희 의원도 "지금까지 총리 후보자, 장관들 인사청문회 했지만 도대체 이런 인사가 정부에서 추천 받은 적이 있느냐"며 "정말 기가 막힌 일이다. 용서할 수 없다"고 강력 규탄했다. 이어 인사청문회 거부를 주장하며 박 대통령의 지명철회와 사과, 나아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의 해임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의원들의 빗발치는 비난에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도 "아베 총리가 그렇게 발언해도 국민들이 가만있지 않고 들고 일어날 텐데, 이런 사람이 국무총리가 되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된다. 일본이 또 우리를 어떻게 보겠느냐"며 "인사청문회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인사청문회 거부를 주장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도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문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너무나 적나라하게 우리 민족과 역사에 대한 극단적인 경멸과 비뚤어진 사고를 보여주고 있다"며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겉으로 내세우 것 보다도 더 노골적이다. 보수임을 자처하시는 분들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 대표는 "긴 말이 필요없다. 박 대통령은 당장 총리지명을 철회하시라. 그렇지 않으면 문창극씨의 생각과 박 대통령의 생각이 같거나 비슷하다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며 "만일 이 정권이 문창극씨 언행을 손톱만치라도 옹호하려 한다면 우리는 그 정권을 인정할 수 없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일제식민정부를 세울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도 "총리 후보자를 떠나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믿기조차 어려운 발언을 서슴없이 하였다"며 "이런 친일사대적인 사람에게 국정운영의 책임을 맡기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지명철회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