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의 횡령·배임 및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신장이식 수술 이후 건강이 악화돼 변호인측에서 법원에 구속집행정지를 요청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재판장 권기훈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 이 회장측은 "지난해 신장이식수술 후 면역체계가 약화된 상황이며 강력한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면서 점차 수치가 정상화 됐으나, 구속수감으로 다시 악화돼 건강이 위험한 상태"라며 재판부에 구속집행정지를 요청했다.
변호인측은 "대기업 총수라서 일반인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일반인보다 나쁜 처우를 받아서도 안 된다"며 "구치소 수감 후 건강이 악화된 지금의 상황이 너무 가혹하다"며 구속집행정지를 거듭 호소했다.
이날 이 회장은 휠체어에 의지해 눈을 감은채로 재판정에 출석해 증인심문이 진행되는 동안 힘든 모습을 보였지만, 증인심문이 진행되는 2시간 반 동안 재판정을 지켰다.
변호인은 "이 회장이 구치소에 수감된 후 복통과 설사 증세를 보였으며, 현재 상황은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측은 근육소실로 팔 다리 근육이 수축해 체중이 감소되고 있어 수형 생활이 더 이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이 정신적인 공황 상태에 빠져있으며, 건강이 악화돼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이 회장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도 건강상의 이유로 수용생활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증인심문이 길어져 퇴정이 필요하면 중간에라도 얘기해 달라며, 구치소의 의견서와 주치의 소견이 포함된 변호인 의견서를 검토해 구속집행정지 여부를 판단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진 증인심문에서는 변호인측에서 요청한 증인으로 CJ그룹 임직원이었던 S씨와 M씨가 출석해 변호인의 주심문과 검찰의 반대심문을 펼쳤다.
변호인측은 이 회장의 부외자금이 금고에서부터 개인자금과 회사자금으로 구분돼 관리됐으며, 사용처 역시 구분돼 사용됐음을 입증하려는 질문을 이어갔고, 반면 검찰측은 이를 반박하는 반대심문을 통해 양측이 팽팽히 맞섰다.
다음 기일은 7월 10일로 변호인이 신청한 2명의 증인심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